피아니스트 임윤찬(22)이 다음 달 5일부터 9일까지 닷새 연속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는 강행군 논란에 대해 26일 직접 입을 열었다.
2022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당시 실황. 마에스트라 마린 압솝과 피아니스트 임윤찬. (c)반 클라이번 재단
임윤찬은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긴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이번 협연 추가로 걱정과 아쉬움을 느끼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운을 뗀 뒤 "제 건강을 염려하시는 마음과 처음 안내된 관현악 프로그램을 기다리셨던 마음을 모두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출연은 저와 지휘자 선생님, 오케스트라가 모두 기쁜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이은 공연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세잔느가 Mont Sainte-Victoire(생빅투아르산)을 매번 다른 각도와 빛 속에서 그렸듯이 저도 그럴 것"이라며 "제 상태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고려한 결정인 만큼, 충분한 휴식과 관리도 함께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임윤찬은 "라흐마니노프 3번은 제 인생에서 가장 사랑해 온 곡 중 하나"라며 "이 곡을 혼란과 염려 속에서 연주하고 싶지 않기에, 제 마음도 솔직하게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임윤찬은 2022년 열여덟의 나이에 출전한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해 역대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이번 논란은 임윤찬이 출연하지 않기로 예정됐던 다음 달 7일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단독 무대에 급작스레 협연자로 나서기로 하며 불거졌다. 공연을 불과 2주여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이례적 변경이었다. 공연기획사 목프로덕션은 지난 21일 "임윤찬과 알솝의 공연에 보내준 관심에 감사를 전하며, 관객들의 성원에 화답하려는 두 음악가의 의지에 힘입어 임윤찬의 추가 협연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윤찬 팬들 사이에선 예매율이 저조한 다음 달 7일 공연의 티켓 판매를 위해 기획사 측이 임윤찬에게 SOS를 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날 공연에선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 무대에서 임윤찬과 호흡을 맞춘 지휘자 마린 알솝이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등을 연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스타 피아니스트인 임윤찬이 협연자로 나서지 않는 만큼, 그가 무대에 서기로 확정된 다음 달 5일과 6·8·9일 공연과 달리 상당수 좌석이 판매되지 않은 상태였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 정신적·육체적 소모가 많은 난곡이라는 점도 팬들의 우려를 낳았다. 이 곡을 닷새 연속 연주하면 앞길이 창창한 피아니스트의 연주 생명이 단축될 것이란 비판이었다. 임윤찬 팬들은 "이 곡은 40분 동안 약 3만 개의 음표를 연주해야 하는 곡"이라며 "22세의 젊은 피아니스트가 이런 부담을 더 잘 견뎌낼 수 있지만, 손상은 쉽게 간과되고 부상은 수년이 지난 뒤에야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