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발에도 항만공사 통합 '정공법'…재경·해수부 손잡아
노동조합과 지역 정치권의 반발에도 재정경제부와 해양수산부가 4개 항만공사(PA)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 항만공사는 지역 항만의 특색이 사라진다며 반대하고 있지만 관계 부처 간 이견이 노출된 기타 공공기관 통폐합 사례들과 달리 주무 부처가 발맞춰 공사 통합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달 출범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태스크포스(TF)’는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 직원을 파견받아 지난 13일부터 통합 관련 실무에 착수했다. 두 부처는 북극항로 진출과 공급망 재편, 스마트항만 투자 등에 국가 단위로 공동 대응할 필요성에 공감해 통합 방향을 확정했다. 홍보 등 공사별 중복 업무를 줄이고 해외 물류거점 진출과 인공지능(AI)·자동화 투자를 국가 차원에서 조율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현장에서 항만별 기능이 다른 만큼 통합 실익이 없고 지역 자율성이 침해된다며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항은 컨테이너 환적, 인천항은 대중국 교역 등으로 업무가 특화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통합안을 발표한 재정경제부를 향해 사전 검토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6일 재경부 국정감사에서도 다수 의원이 사전 검증 없이 통합 방향부터 정해 경제성과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잇달아 지적했다.

다만 주무 부처인 해수부와 재경부 통합 취지에 뜻을 모은 만큼 타당성을 추후 갖춰나가겠다는 방침이다. TF는 이달 중 조달청 나라장터에 연구용역 공고를 내 경제적 효과와 지역 특성 유지 방안을 함께 분석할 예정이다. 전체 용역 일정이 길어지더라도 내년 1분기까지 초기 용역 내용에 기반해 통합 로드맵과 항만공사법 개정안을 먼저 마련하고 상반기 중 국회 입법 절차에 착수하는 것이 목표다.

두 부처는 역할도 구체적으로 나눠 통합을 추진 중이다. 해수부는 세부 통합안을 마련해 노조·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하고, 재경부는 통합 부처인 공공정책국 중심으로 한 정례회의 등을 통해 쟁점을 함께 협의한다. 실무진들은 입법 절차를 거쳐 2028년께 통합공사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

관가에서는 지배구조 등을 두고 각 부처·기관 간 ‘동상이몽’이 이어지는 에너지자원공사 통합 사례와 달리 통합 주무 부처인 해수부가 직접 속도를 내고 있어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조직의 관리 ~ 자리 줄어드는 문제 이런식으로 멘트 두 부처가 대승적으로 뜻을 모은 만큼 향후 공공기관 개편의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