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배럴당 117달러를 넘어섰다. 중동 국가의 원유 수출이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시장은 이란 전쟁 격화에 따른 공급 차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發 중동전쟁 재점화 우려에…유가 117달러 돌파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지난 23일 장중 3.8% 오른 배럴당 117.45달러를 기록해 4월 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종가도 배럴당 116.72달러로 전일 대비 3.14%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3.8% 오른 배럴당 103.27달러로 한 달여 만에 100달러를 넘어섰다.

여기에는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플로리다 유세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장대한 분노’ 작전을 감행할 수 있다”며 이란 재타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대한 분노는 2월 미국이 이란을 대대적으로 공습한 군사작전 이름이다. 8월 중동에 배치된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은 원거리 지상 공격 미사일, 지하 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벙커버스터 미사일을 대량 적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원유 수송로 안전도 악화하고 있다. 예멘 친이란 후티반군은 2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얀부 석유 시설과 라비그 정유 공장, 원유 펌프 시설, 동서 횡단 송유관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도 중동 일대 선박 공격이 9월 18건에서 10월 28건으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운송비 역시 치솟았다. 중동에서 중국으로 원유 200만 배럴을 운송하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하루 용선료는 최근 약 140만달러까지 올라 전쟁 전의 12배에 이르렀다. 유조선 보험료도 화물 가치의 약 3%에서 10%로 뛰었다.

세계 석유 재고 감소도 공급 불안을 키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9월 말 세계 원유·석유제품 관측 재고는 약 78억 배럴로 전쟁 직전인 2월 말 83억 배럴보다 5억 배럴 감소했다. IEA는 “특히 육상 재고가 9월 한 달 동안 1억1300만 배럴 줄어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원유와 정제 석유제품 공급 간 격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IEA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의 정제 석유제품 수출량은 전쟁 전 하루 470만 배럴에서 9월 190만 배럴로 약 60% 줄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 래피던에너지의 밥 맥널리 회장은 “핵심 석유 시설이 파괴되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