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 앞에서 상관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더라도 부대 내 지휘 질서를 훼손했다고 볼 사정이 없다면 1계급 강등 처분은 과도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공군 소속 A씨가 소속 부대 여단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15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24년 휴가 전 교육을 기다리는 병사들 앞에서 상관 B씨에 대해 ‘× 패고 싶다’ ‘폐급 간부’ 등의 발언을 했다는 신고를 받고 징계위원회에서 1계급 강등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이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징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강등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현장에 있던 일부 병사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A씨 발언도 군대 내 지위를 무시한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봤다. 다만 상명하복의 지휘관계를 무너뜨릴 정도로 구체적으로 B씨를 비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중하지 못하고 무례하며 자기과시적 의도에서 무분별한 표현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있다”면서도 “직접적으로 군기 문란 또는 상관의 부대 내 지위를 폄하하기 위한 의도로 보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B씨가 이 발언을 직접 듣지 못했고, 발언으로 인해 부대 내 군기나 상명하복 질서가 실제로 문란해졌다고 볼 사정도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 A씨 행위는 징계 기준상 ‘비행 정도가 가볍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