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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이는 몰라예" 명태균 진술 왜 재판부 의심 샀나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23일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1심의 벌금 1000만원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가 가장 무겁게 본 것은 명 씨 진술의 신빙성이었다. 재판부는 명 씨 진술을 "유일한 직접증거"라고 짚으며,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 씨 진술이 "전반적으로 일관되지 않고 객관적 정황과 배치되는 부분도 다수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했다. 명 씨가 직접 겪은 사실과 과장된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명 씨가 불리한 내용은 주변 설명으로 피해 가거나, 앞서 한 진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다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이 명 씨를 고소하겠다고 밝힌 뒤 명 씨가 혐의를 구체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신빙성을 낮추는 요소가 됐다. 재판부는 핵심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리면, 나머지 진술을 유죄 증거로 쓰려면 그것을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
이 판단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명 씨와 김한정 씨의 2021년 3월 통화 녹음이다. 항소심에서 새로 제출된 이 녹취록에서 명 씨는 "하여튼 오세훈이는 몰라요. 모르고,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했다. 재판부는 명 씨가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한 주장이 이 녹취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녹취에 따르면 김 씨가 명 씨와 인연을 맺은 경로도 오 시장이 아니라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을 통한 것이었다. 재판부는 이 점을 근거로 오 시장이 김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라고 요청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김 씨가 비용을 낸 사실과 오 시장이 요청했다는 사실을 같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씨가 낸 돈은 조사 건별로 특정되지 않았고, 계좌이체로 부가가치세까지 포함해 지급한 점은 은밀한 대납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봤다. 오 시장과 강철원 전 부시장이 명 씨를 여러 차례 만나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고 김 씨가 명 씨 측에 여러 차례 돈을 낸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지시하거나 비용 지급을 요청했다고 증명되지는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1심은 명 씨 진술을 객관 자료와 맞는 부분에 한정해 일부 믿었다. 2심은 그 방식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더라도 검찰이 주장한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검 측은 판결 직후 반발했다. 박노수 특검보는 "재판부에서는 명태균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기준으로 주로 판단했는데, 이 사건을 기소할 때 명태균 진술만으로 기소한 것이 아니다"고 밝히고 상고를 통해 바로잡겠다는 입장을 냈다.
대법원에서는 항소심의 증거 평가에 법리 오류가 있었는지가 본격적으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