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2030년까지 태양열 발전 설비를 현재의 약 7배인 1500만㎾로 확대해 원전 15기에 해당하는 발전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서우항하이테크에너지테크놀로지
중국 정부가 2030년까지 태양열 발전 설비를 현재의 약 7배인 1500만㎾로 확대해 원전 15기에 해당하는 발전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서우항하이테크에너지테크놀로지
중국이 2030년까지 태양열 발전 설비를 약 7배로 확대한다. 태양광·풍력 발전이 급증하면서 전력 생산의 변동성이 커지자 열을 저장해 야간에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열 발전을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발전 비용을 석탄화력 수준으로 낮춰 재생에너지 확대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23일 닛케이아시아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집광형 태양열 발전(CSP) 설비 용량을 1500만㎾(15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반적인 원자로 15기의 설비 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12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에너지국이 발표한 태양열 발전 규모화 촉진에 관한 의견에 담긴 목표다.

중국전력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중국의 태양열 발전 설비 용량은 210만㎾다. 가동 중인 발전소는 24곳이며 26곳에서 320만㎾ 규모의 설비가 추가로 건설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스페인에 이어 세계 2위의 태양열 발전국으로 올라섰다.

태양열 발전의 가장 큰 경쟁력은 햇빛이 없는 밤에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간쑤성 둔황에 있는 서우항하이테크에너지테크놀로지 발전소에서는 1만개 이상의 거울이 태양을 따라 움직이며 높이 260m의 탑에 햇빛을 집중시킨다. 집열탑 내부의 용융염을 500도 이상으로 가열한 뒤 저장된 열로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린다. 낮에 축적한 열을 활용하면 해가 진 뒤에도 최대 11시간 발전할 수 있다.

일반 태양광 발전은 햇빛을 직접 전기로 바꾸지만 태양열 발전은 열을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에 전기를 생산한다. 중국 정부가 이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데 태양열 발전은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 출력을 조절할 수 있다. 장시간 에너지 저장과 전력망 안정화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셈이다.

중국은 태양열 발전을 단독 발전원으로 육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규모 풍력·태양광 발전단지와 결합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발표한 정책에는 자원 조사부터 발전소 건설, 기술 개발, 금융 지원까지 18개 세부 조치가 담겼다. 일조량이 풍부한 칭하이성과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9개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소를 확충한다는 게 핵심이다. 데이터센터와 배터리 공장, 광물 제련시설 등에 안정적인 친환경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 모델도 추진한다.

대형 프로젝트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에너지건설그룹은 지난 4월 티베트 라싸의 해발 4541m 지역에서 태양광과 태양열을 결합한 발전소 건설에 착수했다. 중국광핵그룹은 6월 칭하이성에서 축구장 518개에 해당하는 면적에 반사경을 설치하는 대형 태양열 발전소 건설을 시작했다.

산업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태양열 발전소의 ㎾당 건설비는 10년 전 약 3만위안에서 1만5000위안(약 298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발전원가는 ㎾h당 약 0.6위안으로 낮아졌다. 핵심 설비의 국산화율은 95%를 넘어섰다.

다만 경제성 확보는 과제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태양열 발전 비용은 일반 태양광의 약 2.6배다. 대규모 반사경과 집열탑, 저장설비를 건설하는 데 막대한 초기 자금이 필요하다. 풍부한 일조량과 넓은 부지, 물 공급 여건도 갖춰야 한다. 국가에너지국 역시 높은 투자비와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 경쟁력을 산업 확대의 장애물로 꼽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태양광 산업에서 나타난 설비 과잉과 가격 경쟁이 반복될 수 있다"며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오히려 산업 발전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