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토큰 사용량의 55%가 숏폼 드라마와 동영상 생성에 집중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바이트댄스가 통계의 신뢰성을 반박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신화통신
중국 인공지능(AI) 토큰 사용량의 55%가 숏폼 드라마와 동영상 생성에 집중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바이트댄스가 통계의 신뢰성을 반박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신화통신
중국에서 인공지능(AI) 연산 자원의 상당 부분이 숏폼 드라마 제작에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전체 AI 토큰 사용량의 55%를 숏폼 드라마와 동영상 생성이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단이다.

소프트웨어 개발보다 영상 콘텐츠 제작에 AI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지만 바이트댄스가 통계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실제 연산 자원이 어디에 얼마나 투입되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다.

中 발칵 뒤집은 55% 통계

2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선전증권거래소 상장사 중문온라인은 최근 공개한 투자자 설명회 자료에서 중국 AI 토큰 사용량 가운데 숏폼 드라마와 동영상 생성이 5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와 광고 등 마케팅이 24%로 뒤를 이었고 소프트웨어 개발은 15%에 그쳤다.

토큰은 AI 모델이 정보를 처리하는 기본 단위로 AI 서비스 이용량과 비용을 측정하는 지표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도 지난달 발표한 토큰 경제 발전 연구보고서에 같은 수치를 인용했다.

이 수치가 중국 전체 연산 자원의 절반이 숏폼 드라마에 쓰인다는 의미로 확산하자 바이트댄스가 반박하고 나섰다. 바이트댄스의 AI 서비스 더우바오는 최근 웨이보를 통해 해당 통계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바이트댄스 전체 연산 자원 가운데 동영상 생성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사용되는 비중은 약 10%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양측의 통계는 측정 기준부터 다르다. 중문온라인은 AI 모델이 처리하는 토큰의 수량을 기준으로 삼았고 바이트댄스는 전체 연산 자원의 배분 비율을 제시했다.

AI 모델을 사전 학습시키는 과정은 막대한 연산 자원을 사용하지만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출력 토큰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토큰 사용량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연산 자원을 그만큼 차지한다고 볼 수는 없다.

55%라는 수치의 대표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중문온라인 관계자는 차이신에 해당 통계가 올 1분기를 대상으로 산출됐으며 자사 AI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토큰 사용량과 외부 연구보고서를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AI 숏폼 드라마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회사의 특성상 콘텐츠 제작에 투입되는 토큰이 소프트웨어 개발보다 두 배 이상 많다는 것이다. 중국 전체 AI 서비스의 용도별 토큰 사용량을 객관적으로 집계한 공신력 있는 제3자 통계는 아직 부족하다.

코딩보다 드라마에 AI 더 쓴다

숏폼 드라마 제작에 막대한 토큰이 사용된다는 사실 자체에는 업계의 이견이 크지 않다. AI 동영상 제작은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영상을 반복 생성하고 결과물을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텐센트의 AI 모델 서비스 플랫폼 토큰허브에 따르면 콰이서우의 클링 비디오 V3 모델로 1080P 해상도의 5초짜리 무음 영상을 생성할 때 초당 약 8만개의 토큰이 소모된다. 같은 계열의 이미지 생성 모델로 사진 한 장을 만드는 데는 약 2만개가 필요하다.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인터넷시청각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출시된 숏폼 드라마 약 12만8000편 가운데 AI로 제작한 작품은 12만2000편으로 95%를 웃돌았다. 2분기에는 AI 숏폼 드라마 15만3000편이 추가됐다. 상반기에만 27만5000편이 제작된 것으로 하루 평균 1519편에 달한다.

지난 2월 바이트댄스가 공개한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 2.0이 제작 시장의 변화를 가속했다.

영상 생성 수요는 AI 기업의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바이트댄스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화산엔진에 따르면 지난 6월 더우바오 모델의 하루 평균 토큰 사용량은 180조개로 1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중국 기업용 서비스형 모델 호출량에서 화산엔진이 49.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2위 알리바바클라우드는 28%였다.

콘텐츠 유통 시장에서도 바이트댄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퀘스트모바일에 따르면 지난 6월 바이트댄스의 숏폼 드라마 플랫폼 훙궈의 월간활성이용자는 3억6800만명에 달했다. 중국 전체 숏폼 드라마 이용자 4억1400만명의 89%에 해당하는 규모다.

영상 생성 모델 시장의 성장에도 수익성은 숙제로 남아 있다. 중국 AI 기업 미니맥스는 지난 8월 연간 반복매출이 8억달러를 돌파했지만 상반기에 3억5800만달러(약 4758억원)의 손실을 냈다. 고성능 영상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드는 막대한 비용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AI 산업에서는 동영상 제작이 주요 수요처로 자리 잡고 있지만 토큰 사용량과 실제 연산 비용, 기업의 수익성을 구분해 평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