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3.4~3.6% 수준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는데, 불과 석 달 만에 최소 0.4%포인트 상향한 것이다.

◇ 양극화 해소에 정책적 노력

19일 재경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지난 16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등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태국 방콕에서 기자단 간담회를 열어 “남은 기간 새로운 외부 이벤트가 발생해 큰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3%대 중반도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3%대 중반의 구체적인 범위는 “3.4%, 3.5%, 3.6% 정도”라고 덧붙였다.
< 정책실장과 대화하는 부총리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왼쪽)과 하준경 청와대 정책실장이 19일 청와대에서 아자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 접견을 앞두고 대화하고 있다.  뉴스1
< 정책실장과 대화하는 부총리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왼쪽)과 하준경 청와대 정책실장이 19일 청와대에서 아자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 접견을 앞두고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 부총리는 “3분기에도 수출과 설비투자가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전기 대비 성장률이) 1분기 1.8%, 2분기 0.6%로 굉장히 가파르게 올라갔는데, 3분기까지 괜찮으면 성장률이 생각보다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경제 상황이 이전보다 빠르게 바뀌는 만큼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 제시 횟수를 기존 연말과 6월 말~7월 초 등 연 두 차례에서 연 세 차례로 늘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부총리는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도 좋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성장세와 성장 구성을 보면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벗어나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어찌 보면 임박했다고도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최근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지난해 1.94%에서 올해 2.14%, 내년 2.2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일자리가 여러 (양극화) 문제를 연결하는 이슈”라며 “일자리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양극화에 초과 세수를 비롯한 가용 재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재원까지 아직 논의하지 못했다”며 “확대된 재정 여력이 있으니까 할 수 있는 것을 더 찾아보자는 데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부동산 세제 개편안 보완도 시사

이 부총리는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을 두고 “글로벌 금리 상승이 생각보다 더 잦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인공지능(AI)·반도체 투자 수익성이 생각한 것만큼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 등으로 조정받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증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면 증권시장안정펀드 투입, 공매도 일시 중지 같은 대책을 가동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시장 상황을 항상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우리가 가진 시장안정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어떤 조치를 할지는 상황에 맞춰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30원 안팎으로 떨어진 데 대해선 “현재는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두고는 “(한·미 통화스와프가 있다면) 우리 경제의 튼튼한 방어막이 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 보완 방안도 밝혔다. 이 부총리는 “조정지역 매입임대 아파트를 공공부문에 매각하고 공공 용도로 쓰게 된다면 추가적인 양도소득세 감면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올해 세제 개편안에서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 아파트를 대상으로 양도세 중과 배제를 폐지하기로 했는데, 거래 활성화를 위해 공공부문에 매각 시 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일부 선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