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수사청이 16일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사진) 취임으로 출범 2주 만에 ‘수장 공백’을 해소했다. 그러나 수사 인력 및 인프라 확충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 내부 화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청장은 출근 첫날 조직의 조기 안착을 위한 대응전담팀 구성을 지시했다.

◇속도감 있는 업무 추진 강조

김지용 중수청장 1호 지시는 '조직 안정화'
김 청장은 이날 서울 수표동 르네스퀘어빌딩에 마련된 중수청 청사로 처음 출근해 소관 부서의 주요 현안과 업무를 보고받았다. 김 청장은 이 자리에서 수사 착수 등 가시적인 성과를 조속히 거둘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업무를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수청 인력과 시설, 시스템 등을 정비할 조기안착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기로 했다.

중수청은 지난 2일 문을 열었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있었다. 중수청은 정원(2874명)의 66%인 1900명 수준으로 출범했다. 특히 ‘허리급’ 인력인 4~5급 수사관의 정원 대비 충원율은 20~30%에 불과하다. 또한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중수청 본청 과장급 24개 자리 중 16곳이 비어 있다. 공소청 직원 대상 추가 특례임용과 경찰, 변호사, 회계사 등 경력 채용을 통해 부족한 인력을 채우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수청은 경찰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빌려 쓰고 있다. 이마저도 사건 접수, 배당 등 필수 기능만 이용할 수 있다. 송치와 사건 처리 등 기능은 오는 12월에야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경찰과 공소청 등에서 사건 기록을 직접 가져오거나 우편으로 받아야 한다. 또한 압수수색, 구속 등 강제수사가 필요할 때 ‘종이 영장’ 형태로 신청해야 한다. 인프라가 갖춰지기까지 사건 처리에 빈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부 갈등을 잠재우는 일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허성환 중수청 감찰담당관은 김 청장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임은정 광주중수청장을 면담하며 본격 감찰에 들어갔다. 임 청장은 이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청장이 잘못하는 게 있다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중수청 ‘1호 수사’에 관심

중수청엔 다양한 정치 사건이 접수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고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일반이적 혐의로 고발된 사건은 서울중수청 공공안전수사과에 배당됐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재임 시절 불거진 회계부정 의혹은 수원중수청 반부패수사1과가 맡았다. 중수청엔 한동훈 무소속 의원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 고발사건도 접수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SNS에서 중수청을 향해 “피아 구별 없이 신속 엄중하게 그리고 공평 무사하게 수사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중수청의 ‘1호 수사’가 정치적 부담이 작은 기업 수사 등 경제범죄 사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경찰, 공소청과의 갈등 및 이견 속에 부실 수사가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김 청장이 조속히 공소청 직무대행 및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과 만나 원활한 업무 협조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청장 임명식과 취임식은 다음주 열릴 예정이다. 당초 이날 임명식이 예정됐지만 청와대와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연기됐다.

이인혁/김형규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