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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세영·조수미·김구…이들의 놀라운 공통점은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안세영의 그랜드슬램, 조수미의 세계무대 데뷔 40주년, 그리고 백범 김구의 탄생 150주년. 시대도 분야도 전혀 다른 세 이름이 하나의 메달 위에서 만난다. 배드민턴 코트를 제패한 젊은 선수와 반세기 가까이 세계 오페라 무대를 지켜온 소프라노, 그리고 100여 년 전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을 던진 독립운동가.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이들은 모두 국민이 인정하고 오래도록 기억하고자 하는 가치를 남긴 사람들이다. 한국조폐공사가 51년째 이어온 기념 메달 사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아무나 메달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원칙 말이다. 국위를 선양했거나, 대중의 지지와 공감을 얻었거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가치를 지녔을 때 비로소 메달로 태어날 자격을 얻는다. 이 엄격함이야말로 기념 메달이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기록이자 유산으로 존중받는 이유다.
1975년 한국은행 창립 25주년 기념 은메달을 시작으로, 조폐공사는 국가적 행사와 역사적 순간을 새겨왔다. 이제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문화와 예술, 스포츠, 그리고 세계가 열광하는 K-컬처의 순간까지 담아낸다. 반가사유상과 일월오봉도로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되새기고, 손흥민의 골든부트와 안세영의 그랜드슬램으로 스포츠의 감동을 표현했다. 조수미의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BTS와 조성진의 성과까지, 이 모든 순간이 메달에 영원히 새겨져 우리 곁에 남는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조폐공사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압인 기술과 오랜 무결점 제품의 공신력 덕분이다. 유통 주화와 훈장, 기념주화를 제작해온 정교한 세공 기술과 위변조 방지 기술이 쌓이고 쌓여, 시중의 어떤 메달과도 견줄 수 없는 품격을 빚어낸다. 기념 메달은 이 신뢰의 역사 위에서 탄생한 하나의 예술품이다.
이제 조폐공사는 이 신뢰와 기술을 국경 너머로 확장하려고 한다. 한국과 호주 수교 65주년을 기념하는 메달 발행을 양국이 함께 추진하고, 캐나다 조폐국과는 업무협약을 통해 양국의 문화적 가치와 역사를 함께 새기는 사업을 시행한다. 서로 다른 두 나라의 기억이 하나의 메달 위에서 만나는 셈이다.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와 K컬처의 위상을 갖춘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기념 메달은 더 이상 과거를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안세영의 땀과 조수미의 목소리, 김구의 신념. 이 모두가 변하지 않는 금과 은 위에 새겨져 미래 세대에게 말을 건넨다. 조폐공사는 이 소중한 책무를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