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훈계 중 대든다는 이유로 10대 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친부에게 징역 22년이 확정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2년에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7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확정했다.

A씨는 작년 10월 경기 안산의 주거지에서 14세 딸 B양을 쓰러뜨려 주먹과 발로 수십회 때리고, 쇠망치로 25회 이상 가격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동생을 안아보겠다고 하는 B양을 훈계하던 중 B양이 “하나도 제대로 못 키우면서 왜 둘이나 낳냐, 내가 너 딸이 맞냐”는 취지의 말을 하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A씨와 B양은 평소에도 생활습관이나 휴대전화 사용, 등교 거부 등 문제로 반복적으로 불화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올해 2월 A씨에게 징역 18년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7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B양은 여러차례 자해를 했던 것으로 보이고 휴대폰 소액결제를 해주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커터칼을 들고 가족들을 위협한 사실도 있다”며 “아버지인 피고인은 피해 아동을 치료받게 하거나 대화와 설득으로 갈등을 해결했어야 마땅하지만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우발적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자수를 한 점, B양의 친모가 A씨에 대해 처벌 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감안해 양형기준상 권고형(징역 20~30년)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A씨의 형량을 징역 22년으로 높였다. 2심 재판부는 “우발성 만으로 범행의 중대성이 크게 경감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친모 역시 피해아동에 대한 적절한 보호와 양육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므로, 처벌 불원 의사 역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피고인의 연령·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