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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보, 올해도 中企 빚 1조 대신 갚을 판
변제액 4년 연속 1조 눈앞
중소기업 부실에 대위변제 급증
올 8월까지 9908억원에 달해
경기침체·고금리에 연체율 상승
은행권 생산적 금융 확대에 부담
중소기업 부실에 대위변제 급증
올 8월까지 9908억원에 달해
경기침체·고금리에 연체율 상승
은행권 생산적 금융 확대에 부담
이 기사는 10월 14일 오후 3시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정보 유료 플랫폼인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게재됐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단독 기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기도 화성 동탄의 한 로봇 제조업체 A사는 2023년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시중은행에서 운전자금 3억원을 빌렸다. 하지만 핵심 판매처로 기대했던 국내 제조기업들이 경기침체 여파로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로봇 발주량이 급감했다. 실적 악화로 보유 현금이 줄어든 데다 금리마저 오르면서 A사는 1년 가까이 연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리 상승에 더 커진 빚 부담
기보는 차별화한 기술력을 갖춘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개인사업자 등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보증을 제공한다.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필요한 운전자금뿐 아니라 연구개발, 시설투자,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8월 말 기준 보증잔액은 총 30조7060억원이다.
중견·중소기업의 연체 문제가 심화하고 있어 기보를 비롯한 정부 보증기관의 부담은 한동안 커질 전망이다. 국내은행의 지난 7월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1%로 2021년 말(0.27%)보다 크게 높아졌다. 내수 부진과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은행이 지난 8월 신규 취급한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평균 연 4.38%로 작년 8월(연 4.06%)보다 0.32%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대상 기업 가운데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 한계기업은 5632곳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2024년보다 14.4% 늘어난 규모다. 중소기업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올해도 한계기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줄잇는 연체, 생산적 금융 변수로
생산적 금융 확대에 나선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은 최근 수년간 기보뿐 아니라 신용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잇달아 출연금을 내고 중견·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을 늘려왔다. 정부 보증기관의 보증이 있더라도 대위변제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늘어나는 연체가 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은행들은 기업 심사 역량을 고도화해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에 자금을 적극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 바이오, 에너지, 2차전지 등 주요 첨단산업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심사조직도 대폭 확대했다. 담보와 재무제표 중심의 기존 심사 체계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힌 만큼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한 순수 신용대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술력이 우수하더라도 경기침체와 금리 상승 등 외부 환경 변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연체에 빠지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유망 기업의 생존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모험자본 공급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