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를 숏폼으로 제작하는 스타트업 어니언팀은 대학생 창업기업이다. 22학번 친구인 왕효빈 대표(정치외교학과)와 박준상 대표(물리학과)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앱을 개발했다. 경희대 재학생의 창업 활동을 지원하는 ‘캠퍼스타운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을 시작했다. 왕 대표는 “창업 경험도 자격증 공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취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스타트업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 지난해 대학생 창업 10% 증가

14일 스타트업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학생 창업이 부쩍 늘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대학들도 대학생의 창업을 독려하고 있어서다. 어니언팀 창업자처럼 취업 전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창업 경험이 스펙"…CEO명함 파는 대학생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2025년 4년제 일반·교육대학의 신규 학생창업기업은 1998개로 전년보다 10.1% 증가했다. 건국대와 인천대가 각각 76개로 가장 많았다. 연세대(73개) 한양대(67개) 중앙대(62개) 성균관대(50개) 서울대(49개) 고려대(48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중 상당수는 문과가 중심이 되는 대학이다. KAIST 등 공대가 강한 대학이 대학생 창업을 주도하던 3~4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대학 캠퍼스를 조금만 돌아다녀도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창업경진대회와 해커톤, 창업동아리, 기업설명회(IR) 프로그램 등을 알리는 벽보가 곳곳에 붙어 있다.

대학 창업지원단의 역할도 크다. 한양대와 성균관대, 연세대 등은 창업지원단을 운영하며 창업교육과 멘토링, 사업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정부 창업지원사업과 연계해 투자 유치와 해외 시장 조사, 창업 공간까지 제공 중이다.

◇ 창업 동아리도 문전성시

‘창업 사관학교’를 자처하는 동아리들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를 졸업한 임도규 브이바디(Vbody) 대표는 대학 시절 창업 연합동아리 세오스(CEOS)에서 회장직을 맡으며 창업에 필요한 경험을 쌓았다. 세오스는 2015년 설립된 정보기술(IT) 창업 연합 동아리다.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신촌 지역 4개 대학 학생이 주축이다.

임 대표는 “동아리에서 창업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었다”며 “대학생이 정보를 얻을 창구가 많아지면서 창업에 대한 허들이 과거보다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창업 경험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고객 문제 파악, 시장조사, 제품 기획, 팀빌딩, 사업모델 수립까지 기업의 초기 사업개발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서다. 창업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취업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창업 경험 자체에 가점을 주기보다는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했는지를 보는 편”이라며 “고객의 문제를 찾아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행해본 경험은 직무역량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학생 창업 지원의 득과 실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년 창업중심대학 사업의 정부안 예산은 882억5000만원이다. 전국 11개 대학을 통해 800곳 안팎의 창업기업을 지원한다. 대학들이 재학생 창업을 독려하기 위해 자체 투입하는 예산도 적지 않다. 스타트업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창업 지원금과 대학 인프라가 진지한 창업으로 이어지지 않고 ‘스펙 쌓기’에 소비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준우 기자 njw08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