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럽게 익은 공주 햇밤. /사진=연합뉴스
탐스럽게 익은 공주 햇밤. /사진=연합뉴스
가을 제철을 맞은 햇밤이 도·소매 시장에 본격 출하되고 있지만, 대형마트 매대에서 껍질 손질 여부에 따라 단위 무게당 가격이 최대 5배 가까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제철 농수산물 동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기준 껍질을 벗기지 않은 일반 통밤(피밤)은 1kg 기준 6000~1만2000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껍질을 모두 제거해 플라스틱 용기에 담은 '깐밤'은 170g 소포장 한 통이 7990원에 유통 중이다.

이를 100g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통밤이 600~1200원인 데 비해, 깐밤은 약 4700원으로 4~8배가량 높다. 두꺼운 겉껍질과 속껍질을 제거하면서 발생하는 무게 손실과 가공 과정이 반영된 탓. 단단한 껍질을 직접 까는 번거로움을 덜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도 크다. 대용량 대신 가벼운 소포장을 찾거나 요리에 바로 쓰는 손질 밤을 선호하는 수요가 높다.

반면 손질을 거치지 않은 원물(피밤)의 산지 수매 가격은 1년 전보다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aT 산지 수매 가격 분석에 따르면 올해 일반밤(특품) 산지 수매가는 kg당 3100~3300원 선이다. 출하 지연으로 공급이 부족했던 지난해(kg당 4000원)보다 약 17.5% 떨어진 수준이다. 현재 도매시장 경락가는 2kg 기준 2만~2만5000원선, 전통시장 등 소매시장에서는 500g당 5000~6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밤 가격을 좌우하는 변수로는 날씨와 병충해, 수확 인건비 등이 꼽힌다. 여름철 고온과 가뭄은 과육 성장에 영향을 주고, 수확기 잦은 비와 병충해는 상품 출하 물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밤 생산과 공급은 충남 부여군(39.4%), 공주시(27.2%), 전남 순천시(16.4%) 등 상위 3개 시·군이 서울 가락시장 반입량(2025년 기준)의 82.9%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는 9월 조생종과 중생종에 이어 알이 굵고 저장성이 좋은 만생종 품종인 '미풍'과 '석추'가 시장에 반입되는 시기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