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성수랩점에서는 아침 메뉴를 판매한다. 사진은 머쉬룸 치즈 에그 모닝 세트(4900원). /사진=박상경 기자
노브랜드 성수랩점에서는 아침 메뉴를 판매한다. 사진은 머쉬룸 치즈 에그 모닝 세트(4900원). /사진=박상경 기자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외식업계가 '출근길 아침밥' 시장을 새로운 격전지로 삼고 있다. 1만원을 훌쩍 넘긴 점심값 대신 4000~5000원대 가격에 커피와 식사를 함께 해결하려는 직장인 수요가 늘면서, 햄버거 프랜차이즈부터 편의점과 커피전문점까지 앞다퉈 조식 메뉴를 강화하고 나섰다.

신세계푸드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 버거는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랩점에서 아침 전용 메뉴를 선보이며 조식 시장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냈다.

선보인 메뉴는 '베이컨 포테이토 에그 모닝'과 '머쉬룸 치즈 에그 모닝' 등 2종이다. 단품 가격에 1200원을 추가하면 아메리카노와 함께 묶은 '에그모닝 콤보'를 4900원에 즐길 수 있다. 평일 오전 7시 30분부터 11시까지 젊은 직장인이 밀집한 성수동 상권에서 한정 운영한다. 신세계푸드는 성수랩점의 고객 반응을 면밀히 분석한 뒤 향후 정식 판매 매장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아침식사 됩니다' 버거킹 돌풍…맥모닝 아성 흔들었다

주요 역사와 거리 곳곳에서 '버거킹 아침식사 됩니다'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박상경 기자
주요 역사와 거리 곳곳에서 '버거킹 아침식사 됩니다'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박상경 기자
아침밥 경쟁에 불을 지핀 기폭제는 버거킹이다. 버거킹은 지난 7월 동네 백반집 간판을 차용한 레트로 콘셉트의 '아침 식사 됩니다' 마케팅과 함께 대표 조식 메뉴인 '크루아상위치'(단품 4300~5300원)를 선보였다. 아침 판매 매장도 기존 58곳에서 전체 점포의 21.5% 수준인 120곳으로 2배 이상 늘렸다.

소비자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킹모닝'으로 입소문을 타며 출시 한 달 만에 모닝 메뉴 판매량이 8배 급증했다. 버거킹 운영사 BKR 관계자는 "출시 초기 판매량은 당초 예상치보다 2배 이상 높았고, 출시 후 한 달간 주간 평균 판매량은 출시 이전 대비 721%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조식 시장의 오랜 강자였던 맥도날드의 아성도 흔들렸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컨슈머인서치에 따르면 지난 7~8월 버거킹의 아침 메뉴 총 검색량은 23만5156건으로 맥도날드(19만1857건)를 4만3000여 건 앞질렀다. 특히 '버거킹아침메뉴' 단일 검색량만 19만9562건을 기록해 '맥모닝'(11만6237건)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2006년 '맥모닝' 도입 이후 20년 가까이 이어진 독점 구도에 균열을 낸 셈이다.

이에 맥도날드 역시 닭가슴살 패티를 넣은 '그릴드 치킨 모닝 버거'로 맞불을 놨고, 롯데리아도 에그샐러드번 등을 내세운 가성비 조식 '리아모닝'으로 아침 점유율 방어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가 아침 시간대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 때문이다. 점심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3000~5000원대 안팎으로 가볍게 끼니를 때우려는 직장인들이 늘어났고, 업체들 역시 경쟁이 치열한 점심·저녁을 벗어나 오전 틈새 시간에 신규 고객을 끌어들여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어서다.

편의점·카페도 아침 특수

사진=CU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CU 인스타그램 갈무리
아침 외식 수요는 패스트푸드점에만 머물지 않는다. 편의점과 커피전문점에서도 출근길 간편식 매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편의점 CU의 경우 전체 간편식 매출 중 아침 시간대(오전 5~9시) 비중이 2023년 12.0%에서 올해(1~8월) 19.1%로 뛰었다. 지난 1월 출시한 'get모닝' 시리즈는 누적 420만 개가 팔렸으며, 구매자의 31.7%가 30대 직장인이었다. GS25 역시 같은 시간대 간편식 매출 신장률이 2024년 15.3%에서 지난해 20.8%, 올해 25.1%로 가팔라졌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오전 10시 30분까지 커피와 식사를 1만 원 미만으로 묶어 파는 '모닝 세트'도 올해 1~7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쁜 출근길에 밖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는 소비 방식이 하나의 일상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며 "간편식에 익숙한 2030을 중심으로 아침 외식 시장의 저변이 더 넓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