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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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별미 전어가 '금(金)어'가 됐다. 통상 9월이면 살에 기름이 올라 가격과 수요가 절정에 달하지만, 올 가을에는 유례없는 공급 절벽으로 도매 가격이 전년 대비 3배 넘게 뛴 탓에 대형마트 매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제철 수산물 수급 동향에 따르면 이달 7~10일 부산 자갈치시장, 부전시장 등 주요 전통시장에서 거래된 활전어 소매가격은 1㎏당 3만5000~4만원선에 형성됐다. 특히 주요 대형마트 매대에서는 전어가 아예 취급 품목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가을 초입부터 시작되던 할인 기획전은커녕 물량 확보조차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매시장의 경락 통계에서도 공급 가뭄이 드러난다. 수협노량진수산의 주간수산물동향에 따르면 9월 1주차(8월31일~9월5일) 기준 전어의 1㎏당 일평균 도매 시세는 3만29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원)과 비교해 229%나 폭등한 수치다. 8월 초순 1만7000원선이던 도매가격이 9월 성수기를 앞두고 가파른 오름세를 탔다.

1년 전 유통 통계와 비교하면 체감 물가 격차는 더욱 극명하다. aT의 2025년 수산물 소매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해 9월 초 냉장 전어의 평균 판매가는 5마리 기준 5000원 안팎에 그쳤다. 1㎏당 통상 7~10마리 안팎이 들어가는 규격을 고려할 때, 불과 1년 전 1만원에 맛보던 서민 생선이 올해는 4만원을 줘야 겨우 살 수 있게 됐다.

산지 물량 70% 급감…식당으로 우선 쏠리며 '마트 실종'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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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매대에서 전어가 사라진 배경에는 산지 조업난과 유통 구조의 한계가 있다. 이상 고수온으로 전어 어획량이 전년 대비 70% 이상 급감하면서 산지 시세가 두 배가량 폭등한 탓이다.

어획량이 부족해지자 한정된 물량이 고단가를 매길 수 있는 횟집 등 외식업계로 우선 공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형마트가 주로 취급하는 구이·조림용 선어 물량은 산지에서 아예 씨가 마른 실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수온으로 산지 어획량이 급감해 시세가 크게 뛴 데다, 나오는 물량마저 단가가 높은 횟감용으로 식당 등에 우선 쏠리면서 유통용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전어 판매를 일시 중단한 상태로, 향후 산지 조업 동향과 수급 시황을 모니터링하며 재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다 수온 10년 새 최고치…자연산 특성상 비축도 불가

근본적 원인은 연안을 덮친 이상 고수온이다. 올여름 남해안의 평균 표층 수온은 25.4도까지 올라 최근 10년새 가장 높았다. 적정 수온을 벗어나면 찬 바닷물을 찾아 이동하는 전어의 어종 특성상 주 조업 구역인 연안에서 개체 수가 급감했다. 경남 마산수협 남성공판장의 지난달 전어 취급량 역시 2653㎏으로 전년(8003㎏)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 비축분을 통한 수급 조절이 불가능한 품목인 점도 영향을 줬다. 오징어나 명태, 고등어 등 대중성 어종은 정부가 냉동 비축 물량을 풀어 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있지만, 전어는 주로 살아있는 활어나 당일 조업된 선어 상태로 소비돼 사전 비축 및 방출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전어는 가을철 수산 매장 집객을 견인하는 대표 품목이지만, 원물 단가가 워낙 비싼 데다 산지 물량도 부족해 대형 유통망에서도 취급이 쉽지 않다"며 "해수면 온도가 충분히 내려가 연안 어장이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