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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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가격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무, 새우젓 등 부재료와 양념류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체 김장 비용은 오히려 늘어났다. 안 그래도 직접 김치를 담그기 부담스러워하는 추세인데 비용 부담까지 더해지자 1만원대 집 앞 편의점 상품부터 몇 만원씩 하는 백화점·호텔 김치까지 완제품 김치 시장이 커지고 있다.

배춧값 내렸지만 무·새우젓 '껑충'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포장김치가 진열된 모습. /사진=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포장김치가 진열된 모습. /사진=뉴스1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배추 1포기당 소매가격은 6256원으로 전년 대비 6.53% 내려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김장에 필수적인 부재료 가격이 급등했다.

무 1개당 소매가격은 277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79% 뛰었다. 지난 여름 폭염과 집중호우로 생육이 늦어지며 출하량이 줄어든 여파다. 감칠맛을 내는 새우젓 역시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른 젓새우 어획량 급감으로 1kg당 1만8973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23.36% 올랐다. 깐마늘(국산 1kg, 1만559원)과 고춧가루(1kg, 3만3756원)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 조사에서도 가구당 배추 구매의향 지수(97)와 김치 구매의향 지수(91.2)가 기준치(100)를 밑돌며 직접 김장하려는 수요가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 하나만 내려갔을 뿐이고 김장 전체에 들어가는 양념과 부재료 가격이 뛰자 차라리 필요한 만큼만 완제김치를 사 먹으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집 앞 편의점서 1만원대 픽업…컬리선 1kg 미만 '불티'

사진=컬리
사진=컬리
1~2인 가구는 집 앞 편의점이나 이커머스 소용량 상품을 사 먹는 추세다.

GS25는 예년보다 약 2주 앞당긴 지난달 29일부터 일찌감치 김장 시즌 완제김치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고물가 속 1~2인 가구의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제휴 카드 할인 혜택을 집중한 결과, 현재까지 누적 주문액은 약 2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수요가 몰린 상품은 100% 국산 농산물로 만든 예소담 완제김치다. '우리동네GS' 앱에서 특정 카드로 사전 예약 결제 시 포기김치 5kg을 정상가(2만9900원)보다 1만원 저렴한 1만9900원에 집 앞 매장에서 직접 수령할 수 있다. 10kg 제품(특포기김치·석박지포기김치) 역시 정상가 5만2900원에서 3만7900원으로 낮췄다. 대용량 김장이 부담스러운 나홀로족들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만 찾아가는 실속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이커머스에서도 소용량 중심의 실속 소비가 두드러진다. 컬리가 최근 3개월간(7~9월) 포장김치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100g~1kg대 소용량 제품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 중간용량(2~4kg대, 26%)과 대용량(5~10kg대, 18%)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자체 브랜드(PB) 제품 약진도 이어졌다. CJ제일제당과 손잡고 내놓은 '제일맞게컬리' 포기·총각김치는 출시 1년 만에 거래액이 56% 늘었고, 반포기(1.5kg) 단위로 포장한 컬리스 '시원한 배추김치'도 최근 3개월 거래액이 58% 뛰며 카테고리 상위권에 올랐다.

1kg에 3만원 백화점 김치…호텔 김치는 540억 '잭팟'

명인명촌 김치. /사진=현대백화점
명인명촌 김치. /사진=현대백화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픽업 상품이 인기를 끄는 반대편에서는 프리미엄 김치 시장이 몸집을 불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3일 압구정본점 식품관에서 '명인명촌 김치'를 선보인다.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의 장인들이 생산한 신안 천일염, 아산 새우젓, 경주 멸치액젓 등을 사용한 게 특징이다. 배추김치 1kg 가격은 3만원으로 일반 마트 포장김치보다 서너 배 비싸다. 순무김치는 3만2000원, 열무김치와 오이소박이는 각각 2만6000원에 책정됐다.

만만찮은 가격에도 호텔 김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지난해 김치 매출은 54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부터 연평균 23.8%씩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목표치는 62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최근 홈쇼핑에서 판매한 조선호텔 겉절이는 일반 마트보다 약 3배 높은 가격에도 판매 목표를 초과하며 완판됐다.

업계 관계자는 "김장 부담 때문에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며 "이제는 김치도 집 앞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만 가볍게 챙겨 먹거나 취향에 맞춰 프리미엄 별미로 즐기는 등 선택지가 한층 다양해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