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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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한 과거 경찰 수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자신의 가족은 수십 차례 압수수색을 당했지만, 한 의원 딸 사건은 압수수색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한동훈 검찰, 김혜경 여사 압수수색 약 130회·조국 가족 약 90회"라며 "반면 김건희 및 한동훈 사건은 모두 압수수색 0회"라고 적었다. 최근 정치권에서 한 의원 딸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 수사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발언이다.

◆ 1년 8개월 수사에 압수수색 ‘0회'…불송치로 종결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022년 5월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 의원 딸의 논문 대필, 봉사활동 실적 부풀리기 등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한 시민단체 고발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1년 8개월간 수사한 뒤 2023년 12월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해외 학회 등에 요청해 받은 자료 11건을 분석했다. 업무방해 혐의는 한 의원 딸의 논문이 제출된 학회에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표절한 내용을 토대로 전자책을 제작·판매했다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는 원저자의 고소가 없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 국감서 "봐주기 수사" 집중 포화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제기됐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수사는 어떻게 했나. 압수수색 90번 했다. 소환조사도 했다"며 "근데 (한 의원 딸 수사는) 압수수색 0건, 소환조사 0건, 이게 말이 되나. 한동훈이 아닌 다른 일반인이었다면, 검찰 출신이 아닌 다른 법무부장관이었다면 똑같았을까"라고 따졌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1년 8개월 동안 고발인 조사는 6차례 했지만 피고발인 조사는 서면으로 한 차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또 압수수색 영장을 한 차례도 청구하지 않았고 참고인 조사도 없었다며 전형적인 봐주기 부실 수사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과거 권력에 아부하고 눈 감았던 그 과오를 다시 살펴봐야 되는 거 아니냐"며 전면 재수사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에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절차대로 했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난다면 전면 재수사 여부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새로운 사실관계가 있었는지, 고소 고발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토를 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가세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조국 전 장관 일가에 적용됐던 잣대와 비교하며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노골적인 봐주기 수사의 전형이었다고 비판하고, 당 차원의 진상 규명과 재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봉사활동 조작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강 의원은 한 의원 딸이 2020년 9월부터 1년 8개월간 안양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영어 학습 지도 등을 했다며 자원봉사 포털에 수백 시간의 실적을 올렸지만, 실제로는 비대면 코디네이터 역할만 했다며 "명백한 허위 스펙"이라고 주장했다.

◆ 한동훈 "앞뒤 자르고 왜곡"…불기소 이유서 공개

한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경찰에서 수사하고 수사심의(위원)회까지 해 무혐의 처분된 사안을 앞뒤 자르고 왜곡하고 있다"며 자신과 아내 진은정 변호사, 딸이 업무방해 등으로 고발된 사건의 불기소 이유서를 공개했다. 그는 “(딸이) 꾸준히 봉사활동을 했었고, 위조나 허위 기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혐의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봉사활동 의혹에 대해서도 딸이 실제로 비대면 영어 교습 봉사를 수행했으며, 지역아동센터가 봉사 실적을 미리 기재한 부분은 허위 기재나 위조가 아닌 센터의 관리 부실이라는 결론이 이미 시청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의 주장을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한 의원은 "민주당은 민생 얘기는 안 하고 오로지 한동훈, 한동훈"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 '친한' 지목된 검사 "어이없다…0.99달러 사건 공조, 100% 거부"

사법공조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앞서 8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에게 경찰이 2022년 11월 서울중앙지검에 한 의원 딸 관련 사법공조를 신청했지만 법무부에는 공조 요청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송경호 검사장이 한 의원과 특수관계이고, 형사6부장이던 공봉숙 검사는 '친한동훈'으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봉숙 서울광역공소청 검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언제는 친윤이라더니 이제는 친한동훈이라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어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공 검사는 대검 형사2과장 시절 윤 전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모셨고, 한 의원은 옆 부서(반부패부) 부장으로 복도에서 마주친 것이 전부라며 '반부패부장과는 대화도 나눠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얼굴을 보고 대화한 시간으로 치면 박 의원이 변호사로 검사실에 변론하러 왔을 때가 더 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 검사는 “0.99달러 짜리 저작권법위반 사건의 형사사법공조 요청서를 미국에 보내봤자 100% 거부당한다”며 미국은 우리 기준으로 꽤 중해 보이는 SNS 사기나 불법촬영물 반포 사건조차 경미하다는 이유로 공조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 법무부 장관 딸 사건이라는 이유로 0.99달러짜리 사건 공조를 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 "원론적 답변" vs "가이드라인 준 것"… 엇갈린 해석

경찰청장 대행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 안팎의 해석은 엇갈린다.

13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김준일 평론가는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피고발인을 서면 조사가 아니라 불러서 했어야 한다. 형평에 안 맞다고 분명히 지적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압수수색은 수사기관이 필요성을 판단해 하는 것이라며, 조국 사건만큼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는 정서가 여전히 지배적인 것 같다고 짚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결과에서 무조건 범죄 혐의가 입증돼야 한다는 게 아니다"라며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한 뒤 혐의없음 결론을 내는 것과 서면 조사 한 번에 압수수색 신청조차 안 한 수사로 종결하는 것은 공정성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반면 정광재 동연정치연구소 소장은 경찰청장 대행이 추가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한 데 대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이미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수사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며 "정권이 바뀌었고 한 의원이 정치 공세를 잘한다고 재수사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국내 의전원 진학 과정에서 탈락한 피해자가 있었던 조민 씨 사안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