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서 모두발언하는 이혁 주일대사 / 사진=연합뉴스
국정감사서 모두발언하는 이혁 주일대사 / 사진=연합뉴스
이혁 주일본 한국대사가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 인정 문제로 3년째 한일 양국이 별도로 개최하고 있는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해 일본 측과 협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12일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의 관련 질의에 "강제성 표현에 대한 양국 입장 차이에 대해 내년 이후 일본 측과 협의를 강력하게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2024년부터 올해까지 추도식에서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 측 추도식에 불참하고 별도 추도식을 개최해 왔다. 올해도 일본은 지난 9월 12일 추도식을 열었으며, 한국 정부는 별도 추도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준환 의원은 "외교부가 관련 국장급 회의를 매년 7차례 하고 있다지만 협의 흉내만 내고 일본의 강제동원 시인을 끌어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일본이 2019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수출규제를 강화했던 반도체 핵심 소재 불화수소도 거론했다. 한국의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 비중이 2022년 7.7%에서 지난해 47.9%로 다시 높아졌다며 주요 반도체 소재의 일본 의존도 상승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1942년 조선인 136명 등이 숨진 일본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의 희생자 유해 발굴 작업이 민간 잠수부 사망 사고 이후 중단된 상황을 지적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근 한일관계에 대해 "안정적 발전을 위한 기반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4차례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양국 정상 간 신뢰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는 교역과 투자 등 주요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에너지·공급망, 인공지능(AI), 공통 사회문제 등에서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일본 정부 및 한국 기업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대외정책에 대해서는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강한 일본'을 지향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는 방위비 증액과 주일미군 주둔비 분담, 대미 투자 등을 협의하고, 중국과는 경색된 관계의 개선·관리에 중점을 둘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서방과 공조해 제재에 동참하는 기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