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사진=AP
엔비디아가 AI 기업에 대한 전략적 지분투자를 사실상 '자본투자'로 보면서, 자사주 매입에 쓸 수 있는 현금 규모가 과대계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회계상 기업의 투자 이후 남는 현금인 잉여현금흐름(FCF)에 이런 지분투자가 빠져 있어, 빅테크들의 주주환원 여력이 과대 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엔비디아 이사회는 지난달 말 기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1500억달러를 추가하기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자사주 매입에 쓸 수 있도록 승인된 금액은 총 2350억달러(약 320조원)로 늘었다. 이번 추가 승인만으로 애플이 2024년 발표한 종전 최대 규모 자사주 매입(1100억달러를 넘어선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가 '전략적 용도를 차감한 초과 잉여현금흐름을 자사주 매입·배당 형태로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발표한 점에 주목했다. '전략적 용도를 차감했다'는 문구는 회사가 다른 기업에 투입한 현금을 주주환원에 쓰일 재원을 줄이는 요소로 보겠다는 의미란 게 WSJ의 해석이다.

일반적 회계에서 FCF는 영업활동 이익에서 설비투자 비용을 뺀 값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AI 산업에선 AI기업, 에너지 공급업체 등에 대한 지분 투자도 자본 투자 형태로 인정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AI 생태계에서 상장기업 13곳과 비상장기업 229곳에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올 상반기 회계연도 엔비디아가 지분투자 매입에 352억달러를 썼고, FCF는 699억달러"라며 "지분투자를 자본지출처럼 반영하면 FCF는 절반 수준인 347억달러까지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임직원에 대한 주식보상까지 반영하면 엔비디아의 상반기 FCF는 217억달러 수준이다.

WSJ은 "결국 현재 승인된 235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모두 실행하려면 더 많은 FCF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