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가 자신을 향한 비판에 경고성 메시지를 내면서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 전 부지사의 가석방을 공개 요구했다가 여권에서조차 비판받자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도 닦는 심정으로 참고 있으니 건드리지 마라"는 글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그가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잇따른 뒤 올라온 글이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7일이다. 김 변호사는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나 있으며, 여러 경로로 대통령 측에 가석방 의사를 전달했지만 반응이 없어 더는 기다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같은 날 SNS에는 대북송금 사건을 조작이라고 결론 내려놓고 그 사건으로 수감된 사람은 방치하는 현실이 더 잔인하다는 글도 썼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이튿날 옥중 입장문을 통해 김 변호사의 인터뷰가 자신의 진의와 다른 부분이 있다며, 변호인이 오랜 수형 생활을 안타까워한 마음을 토로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후 더 말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을 그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9일 CBS 라디오에서 이 전 부지사에게는 조작 기소 피해 측면과 별개로 개인 비리가 있고, 뇌물죄로 중형을 받은 만큼 이 대통령의 정치적 사건과는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에 대해서는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사면이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박균택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에서 피해자의 억울함에 편승해 여론으로 문제를 풀려는 것은 법률가다운 방식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도 법무부 차관의 국감 답변대로 가석방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 장동혁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 대북송금을 단독 범행이라고 우기더니 "가석방 안 시켜주면 뭐라도 터뜨릴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사면에 무관심하면 이 전 부지사가 향후 재판에서 불리한 증언을 할 수 있다며 당당하게 재판받겠다고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의원은 '대북송금 공범의 공개 협박과 피의자 이재명 대통령의 침묵'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고, 주진우 의원은 이 대통령을 두고 "최초로 범죄자에게 협박받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법무부 국감에서 정부·여당이 조작 기소를 주장한다고 해서 곧바로 석방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작 가석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법무부 입장이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8일 법사위 국감에서 이 전 부지사가 법정 요건을 갖추지 못해 가석방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여권 관계자로부터 가석방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같은 날 SNS에 주변을 통해 '오버하지 말라'는 경고가 들려오지만 직접 연락하는 사람은 없다며 이들을 "비겁한 자들"이라고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유로 싱가포르로 출국했다고도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고 800만달러 대북송금에 공모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8개월형이 확정됐으며, 2022년 9월부터 수감 중이다. 그가 주장해 온 검찰의 '연어 술파티' 회유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난 6월 위증 혐의로 징역 4개월이 추가됐다. 민주당은 이 회유 주장을 검찰 조작 기소 의혹과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추진의 근거로 삼아왔고, 야당은 그 대가로 가석방 '청구서'를 내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