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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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달 21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을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도발'이라고 거듭 규정했다. 다만 북한의 '공격'으로 판단하는지를 묻는 말에는 의도를 분석 중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합참·유엔군사령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조사 결과가 대한민국과 우리 군을 겨냥한 북한의 공격이라는 뜻이냐는 질문에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도발이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공격으로 보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도발이라고 보고 있다"고 되풀이했다.

도발과 공격의 차이를 묻는 말에는 "(북한의) 의도는 여러 관계기관과 현재 분석하고 파악 중"이라며 "정전협정 위반이자 도발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북한군이 우리 땅에 들어와 지뢰를 매설한 행위 자체가 공격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군사분계선(MDL) 기준선이 현재 상이하기 때문에 그 인식차를 해소하기 위해 MDL 기준선에 대해 유엔사와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25사단 인근 폭발 지점은 유엔사도 MDL 이남으로 결론 내리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는 "유엔사와 합동조사를 통해 MDL 이남에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해서 폭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규정했고, 조사 결과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도발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대변인이 "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있다"며 다음 질문을 받겠다고 하자 공격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냐는 말이 다시 나왔다. 합참 관계자는 "도발이라는 의미에 그런 내용(공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통일부가 조사에 참여했느냐는 질문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항의할 생각은 없느냐는 말에 국방부 대변인은 "통일부 장관 발언에 대해 저희가 답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통일부에 문의하라고 했다.

대변인은 "합참이 여러 차례 정례브리핑과 최종 조사 결과 발표, 국감장에서 밝혔듯이 일관되게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고, 유엔사와 함께 특별조사를 거쳐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군은 정치 성향이나 특정 상황 없이 늘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입장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통일부가 검증 중이라는 '고의성'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검증하느냐는 질문에도 "통일부 장관이 말한 내용은 통일부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취재진이 군은 공격이라는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고의성 검증에도 참여하지 않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대변인은 "여기가 난상토론장이 아니다. 개별 질문은 끝나고도 드리면 충분하게 설명을 드린다"며 "국방부와 합참 입장은 충분히 설명한 것 같아서 더 답변할 게 없다"고 했다.

한편 정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불의의 '사고'인지 북한의 '도발'인지 묻자 "(도발인지) 검증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북한의) 고의가 없다는 말은 대단히 위험한 말 아니냐"고 지적하자 "아직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북한은 정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우리 정부의 정전협정 위반 규정에 반발했다. 지난 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담화에서 "정동영도 이번 '지뢰 폭발 사건'을 우리 공화국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했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유엔 무대에서 지뢰 폭발 사건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사과를 요구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북한 측 대표는 정 장관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한국 당국자도 지뢰 폭발이 북한의 고의적인 공격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