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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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이달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 ‘지도 기반 글로벌 슈퍼앱’을 내놓는다. 국내 플랫폼이 다른 국가의 지도 서비스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구글맵), 애플(애플지도), MS 빙(빙맵) 등이 20여년간 주름잡던 해외 지도 서비스 생태계에 균열이 생길 전망이다.

◇해외 B2C 확장 첫 도전

네이버, 사우디서 구글맵에 도전장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사우디에서 현지 지도 서비스 기능을 넣은 슈퍼앱을 공개한다. 2개월간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다가 12월 정식 출범할 계획이다.

슈퍼앱은 네이버가 중동 시장에서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다. 지도 위에 식당, 상점 등 장소 정보를 얹어 이동(내비게이션)부터 예약, 결제, 할인을 통합 제공한다. 생활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이달을 기점으로 사우디 사업을 기업과 B2C(소비자 간 거래) 영역으로 본격 확장한다. 사우디 슈퍼앱 서비스가 첫 신호탄이다. 당초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등 B2B(기업 간 거래)에 국한됐던 사업 영역을 대대적으로 넓힌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사우디에서 지도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단순한 글로벌 서비스 확대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도시의 ‘디지털 복제본’을 구축하던 B2B 사업에서 출발해, 현지인 대상 서비스까지 진출하는 첫 시도다. 네이버는 2023년부터 사우디에서 구축해 온 초정밀 공간지도와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현지용 서비스를 새롭게 개발했다.

슈퍼앱은 ‘사우디판 네이버 지도’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사우디 인구 약 3530만명이 매일 쓰는 생활 필수 앱이 기본 콘셉트다. 지도와 예약·결제 서비스를 모두 아우른다. 길 찾기(내비게이션)와 장소 검색을 넘어 음식점 예약, 결제, 할인 적용, 티켓 구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현지 음식점 검색·예약 플랫폼 WDDK와 손잡았다.

사우디 정부는 네이버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가 운영하는 공공 행정 플랫폼 ‘빌라드’에 적용된 구글 지도 기반 시스템도 네이버가 구축한 초정밀 지도 데이터로 교체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도 앞세워 글로벌 수출

네이버는 현지 지도를 중심으로 한 슈퍼앱 모델을 다른 국가로도 수출하며 글로벌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도 서비스 경쟁력에 대해 자신한다”며 “국내에서 지도 서비스를 운영해 온 노하우에 디지털 트윈, 클라우드 기술력도 갖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음식점 예약, 결제 등 생활 깊숙이 파고드는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면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글로벌 지도 시장은 구글 등 빅테크의 무대였다. 2006년 독일,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세계 지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7년 3차원(3D) 위성 사진 및 전 세계를 직접 촬영한 ‘스트리트 뷰’를 선보이며 글로벌 1위 지도 앱이 됐다. MS빙 ‘빙맵’, 애플 ‘애플 지도’ 등이 경쟁 중이다.

사우디에서도 대표 지도 서비스는 구글맵이다. 하지만 사우디가 수도 리야드를 중심으로 대규모 도시 개발 프로젝트에 나서면서 불만이 잇따랐다. 개발에 따른 지역 변화가 지도에 제때 반영되지 않아서다. 현지 행정·생활 서비스와 연계하는 부분도 약하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경영진은 이 상황을 기회로 봤다. 네이버는 사우디 사례를 다른 국가로 수출하는 방안까지 구상 중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