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로제 등 근로시간 단축 정책의 영향으로 지난 4년간 직장인의 월평균 근로시간이 5시간 넘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운수·숙박업 등 일부 업종에선 단축된 근로시간을 연장(초과)근로로 채우는 부작용이 커졌다.

11일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업종별 노동시간 및 연차휴가 사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총근로시간은 2021년 월 167.0시간에서 지난해 161.3시간으로 5.7시간 줄었다. 계약된 ‘소정 근로시간’도 같은 기간 158.7시간에서 153.3시간으로 5.4시간 줄어 외형상 근로시간 단축이 자리잡은 모양새다.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연차휴가 소진율은 2020년 71.6%에서 2024년 79.4%로 7.8%포인트 상승했다. 근로자 1인당 연차휴가 사용일수도 같은 기간 10.7일에서 13.2일로 2.5일 늘었다.

제조업 근로시간은 같은 기간 175.2시간에서 170.5시간으로 감소하며 안정화됐다. 그러나 서비스·정보통신업에선 줄어든 기본근무만큼 초과근무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뚜렷했다.

숙박·음식점업은 근로시간이 4.4시간 줄었지만, 초과근무는 4.8시간에서 7.9시간으로 3.1시간 증가했다. 정보통신업도 근로시간이 3.2시간 줄어든 반면 초과근무는 1.2시간 늘었다. 운수·창고업은 근로시간(0.6시간 증가)보다 초과근무(1.4시간 증가)가 더 많이 늘었다. 일감은 그대로인데 서류상 근로시간만 줄어든 결과다.

연장근로가 늘다 보니 법 위반도 속출했다. 연장근로 한도(근로기준법 53조 1·2항) 근로감독 위반 적발 건수는 2022년 1100건에서 2023년 1440건, 2024년 1658건, 지난해 2229건으로 3년 새 두 배로 늘었다. 올해도 8월까지 벌써 1670건이 적발됐다. 신고사건 중 사법처리(기소) 건수도 지난해 121건으로 2022년(106건)에 비해 14% 증가했다.

이러다 보니 기업의 초과근무수당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초과근무 시 통상임금의 1.5배에 달하는 수당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