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용 사료의 핵심 원료인 어분 가격이 두 달 새 40% 가까이 뛰었다. 멸치 등 작은 생선을 가공해 만드는 어분 공급이 남미 어획 부진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전기료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국내 양식업에 추가 원가 압박이 커지고 있다.
8일 한경 프라이스 플랫폼과 세계은행의 원자재 가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어분 월평균 국제가격은 t당 2916달러로 집계됐다. 7월 2103달러에서 8월 2605달러로 오른 뒤 한 달 만에 3000달러에 육박했다. 두달 새 38.7% 뛰었다. 어분은 작은 생선 등을 가공해 말린 분말로, 양식어류의 단백질 공급원이다. 양식장 배합사료에 널리 쓰인다. 광어나 장어, 연어 등이 어분이 들어간 사료를 먹고 자란다.
국제해양원료기구(IFFO)가 추적하는 국가들의 지난 1~7월 어분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49% 줄었다. 사료에 함께 쓰이는 어유 생산량도 30% 감소했다. 유럽 시장의 페루산 어분 거래가는 지난달 3290달러로 1년 새 94% 뛰었고, 고단백 북유럽산은 4000달러에 근접했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어분 재고는 5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엘니뇨에 따른 해양 환경 변화로 페루와 칠레의 어획이 부진했던 데다 아프리카와 북유럽의 공급도 줄어든 영향이다. 페루 정부는 올해 1차 북중부 앤초비 쿼터를 191만t으로 정했다. 지난해(300만t)보다 36% 줄어든 10년 만의 최저치다. 여기에 엘니뇨로 수온이 오르면서 어획물의 절반 이상이 치어로 채워졌고, 당국은 쿼터의 4분의 1가량만 잡은 상태에서 6월 어기를 조기 종료했다.
연어 등 육식성 양식 어종의 생산비 부담이 커지면서 수산물 가격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양어사료 시장은 연간 약 17만t 규모에 제조업체가 약 30개다. 어분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가격 변동에 취약하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하는 어분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업체별 구매량도 작아 국제 원료시장에서 협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업계에선 업체별 재고 상황에 따라 일부 양식장의 사료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어분값 상승에 특히 민감한 품목은 장어용 사료다. 장어 사료의 어분 함량은 약 70%로, 매달 사료 4500t을 생산하는 데 어분 약 3000t이 필요하다. 장어 사료용 어분 가격은 t당 3200~3500달러까지 올랐다. 지방 공급원인 어유 가격도 지난해 t당 약 2500달러에서 올해 약 4000달러로 60% 상승했다. 양식업계 관계자는 “원료 구매자금과 긴급 운영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