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잠실점 지하 1층에서 진행 중인 '전국떡지순례 시즌2' 팝업스토어.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잠실점 지하 1층에서 진행 중인 '전국떡지순례 시즌2' 팝업스토어.
백설기에 피자 토핑을 얹고, 찹쌀떡 속에 요거트와 피스타치오를 채운다. 떡이 젊은 소비자가 줄 서서 사 먹는 디저트로 변신하고 있다. 유명 떡집을 찾아다니는 ‘떡지순례’가 확산하면서 백화점은 지역 맛집을 모으고, 편의점은 인기 상품을 가까운 점포에서 살 수 있도록 내놓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15일까지 잠실점 지하 1층에서 ‘전국떡지순례2’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속초 육구방앗간과 부산 영도다리떡방, 서울 백년화편·대흥떡집, 창원 창원생과방, 대구 모락절미, 여수 봄날엔 등 전국 8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익숙한 떡에 다른 음식의 맛을 결합한 제품이다. 영도다리떡방의 피자설기는 백설기를 피자 도우처럼 활용한 떡이다. 대흥떡집은 말차와 초콜릿을 접목한 말차초코설기를 선보인다. 가격은 각각 한 개에 3300원과 5500원이다. 육구방앗간의 밥알찹쌀떡은 4개에 4500원으로, 전통적인 식감을 살린 제품도 함께 판매한다.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잠실점 지하 1층에서 진행 중인 '전국떡지순례 시즌2' 팝업스토어.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잠실점 지하 1층에서 진행 중인 '전국떡지순례 시즌2' 팝업스토어.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처음 연 전국떡지순례에는 5개 브랜드가 참여했고 약 2만명이 방문했다. 행사 기간 하루 평균 100여명의 대기 고객이 발생했다. 롯데 측에 따르면 당시 잠실점 본관 베이커리·디저트 부문에서 일평균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참여 브랜드를 8개로 늘리고 이 중 5곳을 새롭게 구성했다.

편의점에서도 떡이 흥행 상품으로 떠올랐다. GS25가 지난달 초 출시한 ‘한정선 요거트 찹쌀떡’은 9월 한 달간 배달·픽업 서비스에서 캔맥주를 제치고 전체 상품 매출 1위에 올랐다.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70만개, 같은 달 우리동네GS 앱의 관련 누적 검색량은 600만건에 달했다. 성수동에서 시작한 디저트 브랜드 한정선의 찹쌀떡을 편의점 상품으로 선보인 결과다.

GS25는 후속 상품으로 ‘한정선 피스타치오 찹쌀떡’도 내놓는다. 찹쌀떡 안에 구운 피스타치오를 갈아 넣은 크림을 채운 냉동 디저트로, 가격은 3900원이다. 사전예약을 거쳐 오는 15일부터 오프라인 점포에서 판매한다. 떡의 쫄깃한 식감에 인기 디저트 재료를 결합해 제품군을 넓히는 방식이다.

CU는 지난 8일 ‘피자절편’을 출시했다. 절편 위에 토마토소스와 모차렐라 치즈, 페퍼로니, 옥수수, 올리브 등을 올린 3800원짜리 제품이다. 떡집에서 인기를 끈 피자설기를 편의점용 상품으로 바꾸면서 바탕이 되는 떡을 절편으로 조정했다. 앞서 내놓은 ‘두바이 쫀득 찹쌀떡’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누적 약 280만개가 팔렸다.

떡 소비가 늘어나는 흐름은 냉동 제품에서도 나타난다. 이마트의 올해 1월 1일부터 9월 17일까지 냉동 떡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올해 3~8월 냉동 떡 매출이 90% 이상 늘었다. 필요한 만큼 꺼내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일상 간식 수요를 흡수하는 모습이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떡의 식감에 새로운 맛과 구매 방식을 더했다는 데 있다. 피자 토핑과 요거트 크림은 익숙한 떡을 새롭게 보이게 하고, 지역 떡집 이름은 찾아가 먹을 이유를 만든다. 백화점 팝업은 여러 맛집을 한곳에서 비교하는 공간이 되고, 편의점과 냉동 제품은 재구매를 쉽게 한다. 사진과 시식 후기로 시작한 관심을 반복 구매로 연결하는 것이 유통업체들의 다음 경쟁 과제다.
빵지순례 다음은 떡지순례…"하루 백명씩 대기표 뽑는다"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