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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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습관을 바꿔서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을까요. 국내에서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1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4년 우울증 환자는 110만6603명으로, 2020년 83만2483명보다 32.9% 증가했습니다. 이런 우울증을 완화하는 데 식단 변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과자와 핫도그 같은 초가공식품을 줄였더니 우울증 증상이 개선됐다는 소규모 시험 결과입니다.

앤드루 크리스털 미국 UC샌프란시스코(UCSF) 정신의학·행동과학 교수팀은 우울증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식단을 바꾸는 시험을 했습니다.

참여자는 평균 약 13년간 우울증을 앓았으며, 평균 나이는 약 44세였습니다. 평소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었으며 모두 체중이 많이 나가고 대사 이상이 있었습니다. 초가공식품은 여러 단계의 산업적 가공 과정을 거쳐 향료, 색소, 감미료 등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간 제품을 의미합니다. 과자와 탄산음료, 패스트푸드 등이 대표적입니다.

연구진은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한 그룹은 평소 식단을, 다른 그룹은 초가공식품을 줄인 식단을 4주 동안 유지했습니다. 시험 기간에는 약물과 심리치료, 운동과 수면 습관을 바꾸지 않도록 했습니다.

의료진이 평가한 우울증 점수는 시험 시작 전 평균 21.6점에서 초가공식품을 줄인 식단을 4주 동안 유지한 뒤 8.05점으로 약 63% 하락했습니다. 점수가 낮을수록 우울증 증상이 가볍다는 의미입니다. 평소 식단을 유지한 그룹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불안 점수도 시작 전 평균 9.35점에서 초가공식품을 줄인 식단을 유지한 뒤 4.63점으로 약 50% 하락했습니다. 평소 식단을 유지했을 때는 7.37점으로, 초가공식품을 줄였을 때 우울증과 불안 점수 모두 더 낮았습니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이 장의 보호막에 영향을 미쳐 몸속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고 이것이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최근 국내 어린이·청소년의 식단에서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1~18세의 하루 섭취 열량 중 초가공식품 비율은 2007~2009년 24.6%에서 2022~2024년 33.0%로 높아졌습니다. 하루 섭취 열량의 약 3분의 1을 초가공식품으로 채운 셈입니다.

이 연구는 우울증을 관리할 때 기존 치료와 함께 식습관 개선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연구 내용은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 저널 정신의학’에 게재됐습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