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대신 쓰레기만"…망할 일만 남았다는 어민들, 신간 <지옥이 된 바다>
“아무 어촌이나 가서 어선을 하루만 태워달라고 해보세요. 해양 쓰레기 문제가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후세들은 완전히 망한 거예요.”

제주 서귀포의 어촌계장이 해양 쓰레기 문제를 취재하던 사람에게 한 말이다. 직접 어선을 타고 바다에 나갔더니 그 말에 과장이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온갖 쓰레기 더미가 쏟아졌고 물고기와 갑각류는 그사이에 파묻혀 있었다.

유대근·진달래·원다라·허경주·조영빈 한국일보 기자가 쓴 <지옥이 된 바다>는 해양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그 해법을 찾는 책이다. 한국 해안에서 발견되는 중국 쓰레기를 따라 일본으로 갔더니, 그곳에는 한국에서 온 쓰레기가 함께 쌓여 있었다. 하와이에서 몽크물범을 다치게 한 것은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에서 장어를 잡는 데 쓰는 어구였다.

쓰레기의 경로를 따라가던 이 책은 누구의 책임인지도 묻는다.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는 어민들을 잡으면 될 것 같았지만, 그 뒤에는 어민들이 폐어구를 제대로 회수하지 않게 하는 제도적 문제가 있었다. 육지에서 쏟아져 나온 플라스틱에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소비생활도 자리 잡고 있었다.

저자들은 현장 어민 63명과 바다 전문가 37명 등 1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 취재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서 나온 쓰레기의 피해자인 동시에 바다에 쓰레기를 흘려보내는 범인이기도 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