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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이틀째 韓 맹비난…"소갈머리 얄팍한 천치들"
하루 만에 또 서면 입장 발표
의료지원·지뢰폭발 모두 비난
"국가수반 위임받아 韓 무시"
전문가 "대남 단절 명분 강화"
의료지원·지뢰폭발 모두 비난
"국가수반 위임받아 韓 무시"
전문가 "대남 단절 명분 강화"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은 이날 새벽 서면 입장을 통해 "'선의'로 포장된 악의만큼 추악한 것은 없다"며 "한국의 '지뢰폭발' 자작극이나 '의료장비지원' 광대극은 우리 국가에 대한 체질적인 대결악습이 부어낸 동전의 양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진목적은 단 하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존위와 영상을 어떻게 하든 깎아내리려는 흉심"이라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한국 정부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추진하는 목적도 북한에 긴장 고조의 책임을 떠넘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주의지원을 내세워 국제사회에 저들의 선의적인 태도와 노력을 우리의 거부적인 입장과 비교시키려는 것"이라며 "서울 당국은 하나는 얻었을지 몰라도 둘, 셋, 열을 더 잃은 꼴이 됐다"고 했다. 한국 정부를 향해서는 "소갈머리가 얄팍한 천치들", "불량배" 등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했다. 소갈머리는 마음, 속생각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특히 김여정은 입장문 마지막에 "나는 국가수반의 위임에 의하여 그리고 조선인민의 총의에 따라 우리가 앞으로 더욱 분명히 한국의 인간쓰레기들을 외면하고 무시할 것이라는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대남 단절 방침이 자신의 판단을 넘어 김정은의 의지에 따른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김여정이 동일한 사안을 두고 이틀 연속 공식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전날에도 담화를 통해 정부의 대북 의료장비 지원 계획을 "모독이고 변종된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당시에는 남북관계를 되돌리려면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 진심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이날 입장문에서는 이러한 조건부 언급 없이 한국을 외면하고 무시하겠다는 방침만 재확인했다.
북한이 한국 정부의 군사적 문제 제기와 인도주의적 지원을 모두 도발로 규정한 것은 남북관계 단절의 명분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지뢰 매설 가능성을 제기하는 한편 의료장비 지원을 추진하는 것을 모순적인 행태로 몰아가면서 대남 적대정책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우리 정부 내부의 대북 메시지 불협화음이 북한에 남측을 신뢰할 수 없는 상대라고 주장할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며 "북한이 이를 대남 단절 정책을 정당화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