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샤갈의 ‘방스 주변’(왼쪽)과 조지 콘도의 ‘경영진들과 그들의 아내들’.  /글로벌세아아트스페이스 제공
마르크 샤갈의 ‘방스 주변’(왼쪽)과 조지 콘도의 ‘경영진들과 그들의 아내들’. /글로벌세아아트스페이스 제공
단돈 5000원을 내면 마르크 샤갈, 윌렘 드 쿠닝, 데이비드 호크니 등 세계 현대미술 총아들의 그림과 만날 수 있다. 서울 대치동 글로벌세아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현대회화 하이라이트: 시대의 초상’ 얘기다.

전시장에는 ‘일본 현대미술의 여왕’ 구사마 야요이와 초현실주의 화가 폴 델보 등 거장들을 비롯해 조지 콘도, 아드리안 게니, 니콜라스 파티 등 인기 작가 14명의 작품 총 20점이 나와 있다. 해외 현대미술 유명 작가들의 대형 작품을 이처럼 다채롭게 보여주는 전시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다.

이번 전시 구성은 국립현대미술관 출신의 박미화 독립 큐레이터가 맡았다. 박 큐레이터는 시대 순으로 세 방에 나눠 작품을 걸었다. 첫 번째 방 ‘꿈의 산책’에서는 꿈과 무의식을 그린 초현실주의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마르크 샤갈의 대형 작품 ‘방스 주변’이 대표적이다. 샤갈이 1950년부터 머문 남프랑스 방스에서 그린 그림이다.

르네 마그리트와 함께 벨기에 초현실주의 대표 작가로 꼽히는 델보의 작품도 세 점 있다. 델보는 기차역을 좋아해 그림에 자주 그렸는데, 이번에 나온 ‘크리스마스의 밤’(1956)도 달빛 아래 기차역 승강장에 홀로 선 여인의 뒷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두 번째 방에는 추상화 작품들이 걸렸다. 추상표현주의 거장 윌렘 드 쿠닝의 ‘무제 XIX’(1984)는 말년에 그린 작품이다. 높이 2m가 넘는 흰 화면에 빨강과 파랑 선 몇 줄이 리본처럼 굽이친다.

지난 8월 97세로 세상을 떠난 구사마의 추상화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은색 안료로 그린 ‘실버 인피니티 네트’, ‘호박’ 연작 두 점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실버 인피니티 네트’는 조명과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빛을 다르게 반사해, 자리를 옮길 때마다 그물 무늬가 달리 보인다.

마지막 방에는 풍경 위주의 구상화가 나와 있다. 지난 6월 89세로 세상을 떠난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은 고향 영국 요크셔의 시골길 풍경을 담고 있다. 이탈리아 화가 살보의 대형 풍경화 두 점,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혀 온 스위스 화가 니콜라스 파티의 ‘풍경’(2016)도 함께 관객을 맞는다. ‘풍경’은 높이 2.6m, 폭 90cm의 길쭉한 화면에 숲을 그린 그림으로, 붓 대신 손끝으로 파스텔을 문질러 완성했다.

미국 화가 조지 콘도는 옛 거장의 화풍에 팝아트를 섞은 미술시장의 스타다. 이번에는 ‘경영진들과 그들의 아내들’(2011)이 나왔다. 전시는 내년 1월 9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