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섭 의장과 도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경기도의회 청렴실천 약속을 위한 청렴 서약식’에 서명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남종섭 의장과 도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경기도의회 청렴실천 약속을 위한 청렴 서약식’에 서명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5년이 지났지만 아직 실질적인 독립은 이루지 못했습니다. 인사권에 더해 조직권과 예산편성권까지 확보해야 집행기관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습니다.”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91년 지방의회 부활이 첫 번째 과제였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독립을 완성해야 할 때”라며 8일 이같이 말했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을 겸하고 있는 남 의장은 올해를 ‘지방의회법 제정 원년’으로 선언하고, 전국 지방의회와 공조해 연내 법 제정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남 의장은 현행 제도를 ‘반쪽짜리 독립’으로 진단했다. 2022년 인사권이 단체장에서 의장에게 넘어왔지만 조직과 예산은 여전히 집행기관에 기대고 있어서다. 그는 “지역 현안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주민 요구도 다양해졌지만 의회가 일하는 제도적 여건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집행기관을 감시해야 할 의회가 정작 그 역할에 필요한 조직과 예산을 스스로 정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지방의회법에 담아야 할 핵심 권한으로는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자체감사권을 꼽았다. 의정활동의 전문성 강화도 과제로 제시했다. 남 의장은 “집행기관 정책을 깊이 분석하고 대안을 내놓으려면 전문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의원 2명당 1명 수준인 정책지원관을 1명당 1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입법과 정책을 연구하는 별도 지원기관의 법적 근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남 의장은 의회 권한 확대가 목적이 아니라 도민의 요구를 정책과 예산에 빠르고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무상교복과 학생 통학 지원을 예로 들며 “현장의 목소리를 분석해 조례와 예산으로 연결하는 게 의회의 역할”이라며 “도민이 ‘의회에 이야기했더니 실제로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집행부 감시 기능도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적인 정책지원 체계가 갖춰지면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면밀히 따져 예산 낭비와 정책 사각지대를 더 정교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한에 걸맞은 책임도 약속했다. 정보공개와 이해충돌 방지, 겸직 제한 등 통제 장치를 함께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남 의장은 “권한을 요구한다면 그 권한을 어떻게 썼는지 도민에게 설명할 책임도 져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의회는 의원의 청렴교육 이수 의무를 조례에 명시하는 등 청렴도 향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입법 활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의장 직속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연구용역을 거쳐 자체 제정안을 마련했으며, 이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여야 간사에게 전달했다. 전국 시·도의회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법 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으로 기초의회와 지방자치 4대 협의체로 연대를 넓히고 국회·정부와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수원=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