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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 개발사업이라도 지역과 사업 유형에 따라 용적률을 법적 기준의 120%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서울의 주택 공급난에 대응하기 위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민간 용적률 완화 등 이견이 좁혀지는 사안부터 차례로 속도를 내기로 했다.

6일 당정과 서울시에 따르면 정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 민간사업 용적률을 기존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공공재개발 등 공공이 참여하는 사업에 적용되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민간사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8000~9000가구 주택 공급을 협의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에서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한경DB
정부와 서울시가 8000~9000가구 주택 공급을 협의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에서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한경DB
서울시에 따르면 2031년까지 착공이 예상되는 253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해 8만7000가구가 신규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용적률 완화에 따른 순증 효과가 약 4만3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용적률 특혜’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적용 지역(강남·서초·송파·용산구 제외)과 사업을 선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말 집코노미 박람회에서 만나 강남 등 그린벨트 해제, 탄천물재생센터 활용, 세운지구 고밀 개발, 광역교통망 확대 등 7~8개 안건을 놓고 이견 조율을 본격화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물량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애초 국토부는 1만 가구를, 서울시는 최대 8000가구를 주장했는데 학교 신설 등을 고려해 8000~9000가구 선에서 결론 내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공원 활용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인 정부와 서울시가 공조를 본격화한 것은 서울의 주택 수급 불균형과 전·월세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신규 택지 확보만으로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만큼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도심 개발부터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실무 협의체 본격 가동…부동산 현안 이견 조율
정비창 개발·그린벨트 해제 등…단기 안건부터 협의 속도낼 전망

“한두 개 현안에 묶여 다른 공급 안건이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

지난달 22일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공급 문제와 관련해 실무진에게 이같이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감대를 이룬 사안은 지체 없이 제도를 개선하고 사업에 속도가 붙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달 30일 홍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집코노미 박람회에서 처음 만난 데 이어 실무협의체가 가동되면서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핵심 공급 안건이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공원 활용 등은 장기 과제로 검토하는 ‘투트랙 공조’가 유력하다.

◇ 조합 기준 이어 용적률도 ‘검토’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와 서울시는 최근 주택 공급을 위한 실무협의 채널을 가동하고 주요 이슈에 관해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시적인 안건은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다. 민간 개발에도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120%)까지 추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종 일반주거지역은 최대 360%까지 고밀 개발이 가능해진다. 완화된 용적률이 현장에서 적용되도록 일조권 사선 제한과 인동간격 등 핵심 건축 규제를 배제·완화하는 특례법 입법을 병행한다.

서울시 추산으로 2031년까지 착공 가능한 정비사업 물량은 31만 가구, 253개 사업장이다. 이 가운데 신규 공급 물량은 8만7000가구다. 용적률 완화 비율을 단순 적용하면 순증 가구는 총 13만 가구로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집값을 자극할 수 있어 강남 3구, 용산구를 제외하는 등 지역과 사업지를 선별 적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토부는 올해 들어 서울시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 방안을 꾸준히 협의했다. 지난 8·13 대책에서는 재개발 조합 설립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낮추고, 이주비 대출 기준이 되는 주택 가치를 종전가액에서 종후가액으로 확대했다. 다만 규제지역에 적용되는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와 관련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규제지역의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소규모 정비사업은 제한 시점을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로 늦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 서울 주택 공급 ‘숨통’ 기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서울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논의에도 관심이 쏠린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정부가 제시한 1만 가구보다 적은 8000~9000가구를 공급하는 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제업무지구의 정체성 유지와 학교 신설을 위한 법 개정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벨트는 이미 훼손된 3·4등급 창고지 등을 중심으로 선별 해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서울시가 제시한 강남 탄천물재생센터·SETEC 일대 복합개발은 1만 가구 이상 공급할 수 있는 유력 후보지지만 하수처리시설 지하화와 이전지 확보 등에 최소 8년이 걸려 ‘중장기 공급 카드’로 분류된다. 두 기관이 단기 과제부터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지자 서울 주택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주택 공급을 위한 세부 법·조례 개정과 인허가 지침 조율을 속도감 있게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논의의 핵심 변수는 용산 미군 반환 부지 활용 여부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주요 안건의 전제로 ‘용산공원 개발 불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오 시장은 공식 석상에서 “용산공원은 1㎝도 타협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반면 홍 장관은 “온전한 공원 면적은 원안대로 보존하되 장교 숙소 등 기존 건축물이 밀집해 이미 훼손된 반환 부지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업무·문화·공공 복합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유정/강영연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