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LG유플러스가 해킹 사고를 고의로 은폐하거나 정부 조사를 방해한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확인될 경우 '가입자 위약금 면제'를 요구하겠다는 정부 입장이 나왔다. 서버 폐기와 운영체제(OS) 재설치로 침해사고 조사가 어려워진 경위를 놓고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국회에서도 이용자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정부 "고의적 조사 방해 확인되면 위약금 면제 요구"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LG유플러스 해킹 사고와 관련해 "수사를 통해 고의적인 증거 인멸이나 조사 방해 등이 밝혀지면 당연히 위약금 면제에 대한 요청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해킹 은폐 의혹과 가입자 위약금 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자 내놓은 답변이다.

배 부총리는 "중대한 서비스 장애나 계약상 핵심 의무 위반 사례가 발생할 경우 위약금 면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LG유플러스의 고의적인 증거 인멸이나 조사 방해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서버 폐기와 OS 재설치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19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해킹 관련 제보를 전달받았다. 이후 같은 달 31일 침해 서버 한 대를 폐기했다. 과기정통부가 8월11일 자체 점검을 요청한 뒤에는 해당 서버의 운영체제(OS)를 재설치했고, 13일에는 '침해사고 흔적 없음'이라고 통보했다.

과기정통부는 서버 폐기와 OS 재설치로 침투 경로와 추가 정보 유출 여부 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9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올해 7월 29일 유출 경위 확인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수사 의뢰를 의결했다.

LG유플러스 "위약금 면제 등 최대한 검토"

같은 날 국정감사에서는 LG유플러스 측을 상대로 위약금 면제 의향을 묻는 질의도 이어졌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에게 "귀책 사유가 인정되면 위약금을 면제하겠느냐"고 물었다. 홍 CISO는 "최대한 조치할 수 있는 부분들은 검토해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고의적인 해킹 은폐로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확인하기 어려워졌다면 이용자 보호 의무를 저버린 회사의 귀책 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피해 여부조차 확인하기 어려워 서비스를 해지하려는 가입자에게 위약금까지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해킹 대응과 피해 구제는 국민의 정보와 재산을 지키는 민생 문제"라며 "기업의 잘못으로 국민의 피해와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위약금 면제 등 실질적인 이용자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킹은 은폐가 답'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기업에 줘서는 안 된다"며 증거보전 의무 강화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