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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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시장이 각종 규제와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숨을 고르는 사이 오피스텔과 연립·다세대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시장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다만 비아파트는 아파트와 같은 잣대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아파트 투자가 주로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자산형' 투자라면 비아파트 투자의 성패는 매달 얼마나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비아파트에 투자할 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매매가격이 아니라 전·월세 시장이다.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고 매물이 부족해지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임차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아파트로 이동할 수 있다. 임대수요가 뒷받침되면 공실 위험은 낮아지고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가능성은 커진다.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연립·다세대주택도 마찬가지다. 정비사업을 통한 시세차익만 기대하고 매입하면 사업이 지연되는 동안 금융비용과 관리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재개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 추진 여부만큼 현재 임대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물건인지 확인해야 한다. 개발 호재가 현실화하기 전까지 버틸 수 있는 현금흐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월세수익률은 비아파트 투자의 출발점이다. 시장에서는 흔히 연 5% 안팎을 하나의 기준으로 거론하지만 숫자 하나만으로 투자 가치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입지가 좋아 향후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거나 임차보증금을 활용해 실투자금을 줄일 수 있다면 연 4%대 수익률도 검토할 수 있다.

반대로 높은 수익률만 보고 접근하면 환금성이 낮거나 장기적으로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물건을 선택할 수 있다. 매매가가 낮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임대수요가 부족하거나 관리 상태가 좋지 않고 매도하려 해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물건이라면 장부상 수익률이 높아도 좋은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광고에 표시된 표면수익률보다 실제 손에 남는 순수익률을 계산해야 한다. 연간 월세 수입에서 대출 이자와 재산세, 소득세, 수선비, 중개보수, 공실 기간의 관리비 등을 빼야 한다. 예컨대 매입가격 대비 연간 월세 수입으로 계산한 수익률이 5%여도 이들 비용을 반영하면 실제 수익률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대출금리가 임대수익률에 근접하거나 이를 웃돈다면 자기자본 수익률이 오히려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비아파트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이 월세를 받기 위해 추가로 매입하는 보완재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1·2인 가구가 늘고 주거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입지와 상품성을 갖춘 비아파트는 아파트를 대신하는 주거상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려면 '아파트와 비슷하게 살 수 있는 비아파트'를 골라야 한다. 직장과 가까우면서 대중교통과 상업시설 등 생활 인프라를 갖춘 지역이어야 한다. 원룸형보다는 방 2개를 갖춘 상품이 직장인과 신혼부부 등 더 넓은 임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임차인 선택의 폭이 넓은 물건일수록 공실 위험도 낮출 수 있다.

건축연도와 관리 상태도 중요하다.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노후화에 따른 상품성 저하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가능하면 주차 공간과 엘리베이터, 빌트인 시설 등을 갖춘 비교적 최근 준공 물건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2020년 이후 지어진 상품은 최근 임차인의 눈높이에 맞는 설비를 갖춘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그렇다고 신축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전한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공급되는 비아파트에는 상승한 토지비와 공사비가 분양가에 반영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주변 구축과 신축의 실거래가 및 월세를 비교해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지 않은지, 예상 임대료로 매입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분양업체가 제시한 예상 월세가 실제 지역 시세와 일치하는지도 현지 중개업소를 통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 투자에서는 시장 전체의 흐름과 교통·개발 호재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반면 비아파트는 같은 건물에서도 방향과 층, 내부 구조, 관리 상태에 따라 임대료와 공실률이 달라진다. 대세 상승기에 주변 시세를 따라갈 수 있는 아파트와 달리 비아파트는 개별 물건의 경쟁력이 투자 결과를 좌우하는 ‘개별성장형 상품’에 가깝다.

비아파트는 전·월세 시장이 불안하다는 이유만으로 사도 되는 상품이 아니다. 임대수요가 충분한지, 비용을 제외한 순수익률은 얼마인지, 공실이 발생해도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나중에 되팔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서류상 수익률을 계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장을 직접 찾아 임대 시세와 공실, 건물 관리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매달 월세가 들어오는 부동산일수록 매입 전 더 세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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