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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회원사 목소리가 불편하다는 금융투자협회장
의무공개매수 반대회견 불허
적극적으로 토론의 장 마련해야
양지윤 증권부 기자
적극적으로 토론의 장 마련해야
양지윤 증권부 기자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법안은 일반주주 대상 공개매수에 앞서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일 수 있도록 한다. 지배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보유 지분을 전량 팔 수 있지만 일반 주주는 ‘50%+1주’에서 지배주주 지분을 뺀 물량만 나눠 팔아야 한다. 같은 한 주라도 누가 보유했느냐에 따라 매각 기회가 달라진다고 운용사들은 입을 모았다.
문제는 형평과 공정을 말하는 회원사의 목소리가 정작 금융투자협회 건물 안에서는 허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회견은 당초 금투협의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 여의도의 한 호텔로 장소가 바뀌었다. 업계에 따르면 황성엽 금투협 회장이 대관해주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운용사의 주장이 업계 전체 의견처럼 비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투협의 우려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운용사와 증권사, 사모펀드 등 회원사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고, 18개 운용사의 주장을 업계 전체 뜻으로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그러나 특정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과 회원사가 의견을 밝힐 기회 자체를 막는 건 별개 문제다.
물론 운용사들의 주장이 정답인지는 충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운용사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200 기업의 지배주주 평균 지분율은 44.3%다. 현행안이 적용되면 일반주주는 보유 주식의 약 10.2%만 지배주주와 같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의미다. 운용사들은 지배주주의 사전 매수를 제한하고, 모든 주주가 같은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비례적 공개매수’를 제안했다. 인수자의 총매수 물량은 50%+1주로 유지하되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에게 같은 비율의 매각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비례적 공개매수가 현행안보다 주주 평등 원칙에 가까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청약이 몰리면 기존 지배주주는 경영권을 넘긴 뒤에도 잔여 지분을 보유해야 할 수 있다. 지분 전량 매각을 원하는 지배주주가 거래를 포기하거나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거래 성사 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다. 운용사들은 전량 매각이 필요하면 100% 공개매수를 하면 된다고 설명하지만, 이 경우 인수 물량과 자금 부담이 늘어난다.
그래서 금투협이 나서야 했다. 여러 업권의 이해가 엇갈린다면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게 협회 역할이다. 회원사의 목소리를 불편해하는 협회는 그 누구도 제대로 대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