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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편파 전시 논란 자초한 부산시립미술관
사회주의 계열 작가 전시회서
한국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난
성수영 문화스포츠부 기자
한국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난
성수영 문화스포츠부 기자
최근 찾아간 부산시립미술관 전시관 벽에는 이처럼 시위 현장 유인물에서 만날 법한 문장이 여럿 붙어 있었다. 3년간 469억원을 들인 보수공사를 최근 마친 이 미술관은 재개관을 기념해 전시 4개를 동시에 열고 있다. 이 문구가 등장한 곳은 그중 월북 미술인과 사회주의 계열 작가를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다. 월북 화가 이쾌대, 러시아에서 활동한 고려인 화가 변월룡 등의 작품 260점이 나와 있다.
해방 이후 정국에서 예술가들이 겪은 혼란과 고난을 조명하는 전시는 이전에도 종종 있었다. 작품의 질과 양도 수준급이다. 문제는 미술관이 쓴 설명 글이다. 전시장 벽에 적힌 설명문은 국민보도연맹 사건과 4·3사건 등 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격앙된 어조로 반복해 비판한다. 반면 북한이 저지른 전쟁범죄, 소련과 중공군의 전쟁 개입 등에 관해서는 언급이 아예 없다.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게 미술관 입장이다. 하지만 전쟁을 일으킨 북한에 관한 비판적 서술은 전시장에 전무하고 “민중의 저항에도 남한 단독 총선거가 실시됐다” 등 분단의 원인을 대한민국에 돌리는 듯한 대목이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미국이 한국을 도운 이유를 “한국을 자본주의의 쇼케이스로 만들기 위해서”라 설명하고 미국 문화를 “반공주의와 이데올로기 선전 도구”라고 하는 대목에서는 미국을 악(惡)으로 규정하려는 인상이 풍긴다. 자유세계 확산을 위한 지원마저 삐딱하게 본다.
이처럼 편향된 서술은 작가를 이해하는 데도 걸림돌이 된다. 이 전시의 ‘간판 작가’ 중 한 명인 이쾌대부터가 북한 정권의 피해자다. 그는 6·25 전쟁 발발 직후 서울에 남았다가 인민군의 강요로 김일성과 스탈린의 초상화를 그렸다. 그 탓에 부역자로 몰려 고초를 겪다가 북으로 갔다. 이후 숙청에 휩쓸려 미술계에서 추방당했고 위장병을 앓다가 사망했다. 하지만 이런 언급은 전시장에서 찾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의 반공주의가 예술을 탄압했다는 서술만 반복될 뿐이다.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에게 이유를 묻자 “글 말고 작품을 봐달라”는 답이 들어왔다. 그렇다면 왜 없으니만 못한 글로 작품의 아름다움을 가렸는가. 미술관은 대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