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3대 누각으로 꼽히는 영남루 아래 밀양강 줄기를 따라 가을 여정이 펼쳐진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고풍스러운 문화유산에 더해, 올해는 지역 특산물과 식품산업을 결합한 이색 축제와 강변 잔도길 탐방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밀양강 언덕 위 영남루(사진=이효태)
밀양역에서 차로 10분 거리,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영남루가 자리한다.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더불어 조선시대 3대 누각으로 꼽히는 영남루는 1844년 밀양부사 이인재가 대루를 확장한 뒤 현재의 형태를 갖췄다. 능파각과 여수각, 침류각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건축 구조와 누각 내부에 남은 옛 시문, 현판이 정취를 더한다.
지형 특성을 살린 누각의 정취(사진=이효태)
영남루에 올라서면 밀양강과 도심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수려한 경관을 바탕으로 매년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일대는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밀양강 둔치에서 열리는 ‘2026 밀양매운맛축제’의 무대로 활용된다.
가을 밀양, 매운맛의 도시가 될까 새로운 관광 콘텐츠 '2026 밀양매운맛축제' 개최
이번 축제는 밀양의 식품산업과 지역 특산물을 '매운맛'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묶어 관광 콘텐츠로 기획했다. 밀양에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수출 전용 생산공장이 위치하고, 무안면에은 대표 특산물인 맛나향고추의 주산지다.
올해 처음 열리는 밀양매운맛축제(사진=이효태)
축제장에는 전국 각지의 매운 먹거리를 모은 전용 구역을 비롯해 직접 도전에 나서는 체험 행사, 매운맛을 달래는 음료 판매 구역, 삼양식품 등 기업이 참여하는 기업 전시관이 들어선다. 정통 파인다이닝 출신의 강레오 셰프가 진행하는 시연 행사에서는 매운맛 주제 요리를 선보이며 회차별 100명에게 시식 기회도 제공한다.
앞서 9월 동가리 의열거리에서 매운 돼지주물럭과 주꾸미, 족발 등의 먹거리와 독립군 테마 체험을 결합한 사전 행사를 선보인 밀양시는, 이번 10월 축제를 통해 고추 특산물과 식품 기업을 아우르는 지역 대표 축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밀양강 절벽 따라 이어지는 용두보 잔도길과 달팽이전망대
용두보잔도길 들머리에서 700여 미터 거리의 달팽이전망대(사진=이효태)
매운맛으로 알알해진 속은 시원한 산책길로 다스린다. 축제 현장 인근에는 밀양강의 풍광을 한눈에 담으며 걸을 수 있는 강변 탐방로가 이어진다. 가곡동 둔치공원 광장에서 시작하는 용두보 잔도길은 밀양강 절벽을 따라 잔도길과 금시당 방향 오솔길, 달팽이전망대로 향하는 생태복원로를 두루 탐방할 수 있다. 각 2km, 30여 분의 가벼운 산행길이다.
밀양강 절벽을 따라 용두보 잔도길(사진=이효태)
잔도길 구간은 1900년대 초 암석 터널을 뚫어 들판에 물을 대던 근대 수리시설 용두보의 흔적을 담고 있다. 잔도가 끝나는 지점은 용두교 인도와 연결되어 도심으로 복귀하는 이동 동선도 매끄럽다.
달팽이전망대로 향하는 데크 길에 도심 풍경이 펼쳐진다(사진=이효태)
달팽이전망대에서 바라본 밀양 도심 전경, 철교 너머 영남루도 볼 수 있다(사진=이효태)
달팽이전망대를 향할 때는 터널 우측의 생태복원로를 이용한다. 지난 2024년 10월 밀양아리랑길 3코스 정비 사업으로 조성된 구간은 야자 매트와 흙길, 데크가 자연 지형에 맞춰 완만하게 이어진다. 터널에서 약 700m를 오르면 나선형 구조의 달팽이전망대에 도착한다. 전망대 상부에서는 밀양강을 가로지르는 경부선 철교와 영남루, 배후의 산세가 어우러져 풍광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