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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누구를 위해 관광성지 문을 닫나
전설리 유통산업부장
이들의 길잡이는 SNS다. 틱톡 등 해외 SNS엔 추천 상품과 찾아가는 동선까지 정리돼 있다. 물건을 산 관광객이 이 독특한 경험을 다시 SNS에 올려 입소문이 퍼졌다. 이렇게 시장이 활기를 띠자 국내 젊은 층도 몰리고 있다. 지난 5월 남대문시장 블로그 언급량은 8591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핫플, K대형마트
전통시장뿐만이 아니다. 관광객은 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 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캐리어를 끈 관광객이 대형마트에서 김과 컵라면, 마스크팩, 선크림 등을 쓸어 담는 장면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들이 귀국 후 SNS에 올리는 ‘코리아 마트 하울’(구매한 물건을 소개하는 콘텐츠) 영상은 또 다른 대형마트 원정대를 부른다. 전통시장과 동네마트가 이들의 필수 여행 코스이자 한국의 핵심 관광 인프라가 된 것이다.숫자가 이를 보여준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약 1894만 명으로 2022년보다 492% 급증했다. 올해는 2000만 명 돌파가 유력하다. 상반기에만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여행 문법이 바뀌었다. 패키지 관광은 저물고, 개별 여행이 대세가 됐다. 지갑을 여는 곳도 달라졌다. 고가의 명품 대신 K뷰티, K푸드 등 K스타일 생활용품을 산다. 쇼핑 장소별 비중에서 대형마트(23.6%)는 시내면세점(26.6%) 못지않은 위상을 차지한다.
관광특구 마트 문 닫는 낡은 규제
그런데 방한 관광객의 쇼핑 성지가 된 대형마트는 한 달에 두 번 문을 닫는다. 유통산업발전법의 의무휴업 규제 탓이다. 외국인이 몰리는 관광특구의 대형마트도 예외가 아니다. 관광특구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소비를 늘리라고 규제를 풀어준 특별구역인데 마트 의무휴업이 똑같이 적용된다. 사나흘 머무는 개별 관광객에게 주말 의무휴업은 치명적인 관광 기회 박탈이다. 마트 문 앞에서 발길을 돌린 불편한 경험은 재방문 의향을 떨어뜨리고, SNS를 타고 퍼지면 새로운 관광객 유입까지 가로막을 수 있다. 이는 국가 관광수입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다.다행히 국회에 관광특구 내 대형마트를 의무휴업 규정에서 제외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대상은 전국 9개 관광특구의 17개 점포다. 마트 문을 열면 관광 소비가 살아나고, 납품 중소기업의 매출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2012년 도입됐다. 그사이 유통시장의 주도권은 e커머스로 넘어갔고, 규제가 겨냥한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그 예다. 14년 전 도입한 낡은 규제를 버리고 주말에 대형마트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 글로벌 핫플레이스가 된 관광특구의 대형마트는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