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사진)은 23일 금융지주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능력에 기반해 적임자가 선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단 및 은행연합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올 하반기는 은행장 등 70여 개 자회사의 CEO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변화의 시기'"라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CEO 후보군 선정, 검증·평가, 기록 등 일련의 승계 절차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준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마련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주사의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자추위)는 CEO 후보 추천 및 선정 과정에서 금융사지배구조법 제17조 취지에 따라 자회사의 임추위(임원추천위원회)가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자치단체 금고 입찰에서의 공정한 경쟁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최근 지자체 금고은행 입찰 과정에서 과당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금고 운영이 사업적 관점에서 매력적인 것은 이해하나, 자본력 우위의 은행이 협력사업비 경쟁을 통해 낙찰자로 선정되는 모습이 불공정한 경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자체 금고 입찰을 이해타산의 관점보다 지역 내 자금순환과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도 함께 고려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향후 협력사업비 지출이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했는지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이 원장은 "최근 내부 직원에 의한 금융사고뿐 아니라 외부인 사기가 해외 점포를 중심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금융그룹 내 금융사들의 내부통제가 경영 전반에 걸쳐 빈틈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내부 자원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통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책임 있는 실행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금감원은 위규 행위 발생 시 평가·보상 체계의 적정성과 조직 차원의 유인 여부 등 근본적 문제점까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5대 금융그룹 계열사 CEO는 주요 시중 은행장을 포함해 총 54명에 달한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