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호전자 계열社 핑거, 세아FSI 품는다…몸값 1500억원대
성호전자 그룹 계열사인 핀테크 기업 핑거가 금속 배관 제조업체 세아FSI를 품는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핑거는 이르면 이날 세아FSI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과 경영권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매각가는 1500억원대로 알려졌다.

핑거의 최대주주는 서룡전자다. 서룡전자는 박성재 성호전자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로, 성호전자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즉 박 대표가 서룡전자를 필두로 성호전자와 핑거를 지배하는 구조로, 이번 인수는 서룡전자가 핑거를 통해 세아FSI를 품는 그림이다. 인수 자금은 자체 자본과 인수금융 900억원, 별도의 재무적투자자(FI)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약 200억원 등으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 배경으로 핑거가 지난 8월 160억원에 인수한 피지컬 AI 기업 미켈로로보틱스와의 연계를 꼽는다. 미켈로로보틱스는 도장·샌딩·폴리싱·디버링 등 표면처리 공정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런 기술은 실제 공장에서 로봇을 가동하며 데이터를 쌓아야 완성도가 올라간다. 이 때문에 핑거는 올해 동광명품도어·의성쎄니타리·바른창호 등 중소 제조업체를 잇달아 계열 편입해 자체 실증 현장(테스트베드)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펴왔고, 세아FSI 인수 역시 이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미켈로로보틱스의 로봇 자동화 기술을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검증할 제조 기반을 하나 더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계열사 공장 효율화에도 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세아FSI는 자동차 브레이크와 전기차·가전제품의 냉각 시스템에 들어가는 금속 튜브(배관)를 만드는 회사다. 1979년 설립돼 46년 업력을 갖췄고, 이중 소구경 강관(TDW)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테슬라, 비야디(BYD)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삼성전자·LG전자·다이킨 등에도 냉각 배관을 공급 중이다.

실적도 우상향 흐름이다. 어펄마캐피탈 인수 직전인 2020년 매출 4030억원, EBITDA 210억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매출은 20%, EBITDA는 78% 늘었다. 이 기간 어펄마캐피탈은 6개였던 생산거점 가운데 절반인 3곳을 매각·폐쇄하며 저효율 공장을 정리하는 등 구조 재편을 단행했다. 어펄마캐피탈은 2021년 세아그룹으로부터 세아FS(현 세아FSI)와 S&G홀딩스, 세아에삽을 함께 인수했다. 2024년부터는 순차적 엑시트에 나서 세아에삽 지분 50%를 청광실업에 매각했고, 이번 세아FSI 매각으로 세아그룹 계열사 정리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게 됐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