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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은 매번 "회사 내규에 따름"…취준생 절반이 '지원 포기' [김대영의 노무스쿨]
채용공고 '임금 공개 의무화' 주목
진학사 캐치, 구직자 대상 조사서
80% "채용공고서 임금 공개 필요"
해외서도 '급여 투명성' 제도 확산
국내선 '임금 공개' 법안 발의도
진학사 캐치, 구직자 대상 조사서
80% "채용공고서 임금 공개 필요"
해외서도 '급여 투명성' 제도 확산
국내선 '임금 공개' 법안 발의도
구직자들도 이 대통령의 주장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자 중 절반이 연봉을 몰라 지원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18일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회원인 구직자 1180명 중 53%는 지원기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정보로 '연봉·초봉'을 꼽았다. 근무환경·조직문화(16%), 직무·커리어 성장 가능성(13%)보다 높았다. 하지만 정작 가장 찾기 어려운 정보도 연봉·초봉(37%)이 1위로 지목됐다. 가장 알고 싶은 정보가 가장 보기 어려운 셈이다.
응답자 중 50%는 연봉이 공개되지 않아 지원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연봉 미공개 공고에 지원할 땐 채용 플랫폼 내 추정치를 확인한다는 응답이 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튜브·사회관계망서비스(SNS)·온라인 커뮤니티 검색' 20%, '지인·선배·현직자 문의' 19% 순이었다. 별도로 확인하지 않고 지원한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기업에 직접 연봉을 물어본 비율도 12%에 불과했다. 문의 경험이 없는 1042명에게 이유를 묻자 '돈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원자로 보일까 봐'(43%·복수응답)란 답이 가장 많았다. '채용 과정의 불이익 우려'(27%), '회사에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25%), '질문을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19%)도 이유로 꼽혔다.
채용공고에 임금 수준이나 범위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엔 80%가 찬성했다. '반대'는 9%,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공개 방식으로는 '정확한 연봉 금액'(45%)을 가장 선호했다. 이어 '최소·최대 범위'(19%), '직무별 평균 연봉'(15%), '최소 연봉만 공개'(11%), '면접 단계 안내'(9%) 순이었다. 응답자 중 95%는 연봉 공개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연봉 정보에 민감한 데는 이유가 있다. 캐치가 앞서 진행한 올 하반기 취업 전망 조사에서 지원 의향자 900명 중 42%가 기업 선택 최우선 기준으로 '연봉 등 보상 수준'을 꼽았다. 응답 구간 중간값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 희망연봉은 4470만원. 보상이 입사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인 만큼 공고 단계에서 판단할 근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해외에선 '급여 투명성' 제도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은 2021년 콜로라도주가 채용공고의 급여 범위 명시를 의무화한 이후 캘리포니아·뉴욕 등으로 제도가 확산됐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채택한 급여 투명성 지침에 구직자의 과거 연봉 질문 금지, 면접 전 급여 수준 안내 등을 규정했다. 일본은 지난 4월 남녀 임금 격차 공시 대상을 직원 101명 이상 기업으로 확대했다. 채용공고 임금 공개와 성별 격차 공시는 방식이 다르지만 보상 정보 투명성을 높이려는 흐름과 맞물린다.
국내에서도 채용 단계에서 임금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규정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나왔다. 채용광고에 임금 구성 항목을 포함해 각 항목 산정 기준, 해당 임금에 적용되는 취업규칙·단체협약을 공시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행 채용절차법엔 '임금정보 공개 규정'이 없다. 근로기준법 임금 명시 의무도 근로계약 체결 시점에 적용된다. 때문에 지원하기 전에 정보를 얻고 싶은 구직자 요구를 충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임금 공개 의무화 법안이 합리적인 구직 선택을 돕고 성별·고용형태에 따른 임금 격차를 완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공개 기준을 정하는 일을 과제로 꼽았다. 경력·전문성·협상 결과에 따라 임금이 달라져 사전에 산정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기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인사·보수체계가 정비되지 않은 중소기업의 행정 부담도 짚었다. 지나치게 넓은 임금 범위만 제시하면 공개하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부문장은 "구직자에게 연봉은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정보지만 채용 과정에서 직접 묻기엔 심리적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고 단계에서 직무별 임금 수준이나 범위를 더 명확히 안내하면 지원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고 기업도 채용 과정의 불필요한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