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자회사 씨피엘비가 지난 17일 서울 성동구에서 주최한 오프라인 행사 '쿠팡 온리 페스타'에서 고객들이 콘텐츠에 참여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사진=쿠팡 제공
쿠팡 자회사 씨피엘비가 지난 17일 서울 성동구에서 주최한 오프라인 행사 '쿠팡 온리 페스타'에서 고객들이 콘텐츠에 참여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사진=쿠팡 제공
모바일 화면 속에 있던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앞다퉈 거리로 나오고 있다. 온라인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자 매장과 쇼룸, 체험형 행사 등을 통해 고객과 직접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역발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모습이다.

'첫 외출' 쿠팡 PB…컬리·오늘의집도 줄줄이 '화면 밖'으로

쿠팡 자회사 씨피엘비가 지난 17일 서울 성동구에서 오프라인 행사 '쿠팡 온리 페스타'를 열었다./사진=박수림 기자
쿠팡 자회사 씨피엘비가 지난 17일 서울 성동구에서 오프라인 행사 '쿠팡 온리 페스타'를 열었다./사진=박수림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자회사 씨피엘비(CPLB)는 전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쿠팡 온리 페스타’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만 접했던 대표 PB 제품들을 소비자가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쿠팡 PB 상품을 생산하는 전국 중소 제조사 120여 곳이 참여해 700개가 넘는 제품을 선보였다. CPLB가 이처럼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장은 두 개 층으로 꾸려졌다. 1층은 뷰티 제품을, 2층은 식품을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이너뷰티와 주방용품, 문구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도 함께 선보였다.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곳곳에 배치한 게 특징이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찾아보는 ‘맛 취향 테스트’부터 제품의 무게를 감각만으로 맞히는 ‘감각 챌린지’까지 게임 요소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제품을 경험하도록 했다.

온라인에서만 보던 브랜드가 실제 공간으로 나오자 소비자 발길도 이어졌다. 쿠팡에 따르면 행사 첫날에만 1400명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사진=컬리 제공
사진=컬리 제공
쿠팡뿐만이 아니다.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컬리도 서울 강남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간 구성과 구체적 개점 시기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의집 역시 경기 성남 분당에 약 1만4200㎡(4300평) 규모의 첫 상설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또한 서울 성수동에 첫 오프라인 쇼룸을 기획하는 등 온라인에서 성장한 플랫폼들의 오프라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잘하던 온라인 두고 왜?…'경험'으로 눈 돌린 이커머스

사진=오늘의집 제공
사진=오늘의집 제공
이커머스 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언뜻 '의외의 시도'로 읽힌다. 그동안 이커머스는 빠른 배송과 편의성, 압도적 상품 구색 등을 무기로 백화점 같은 전통 유통 채널들을 압도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워왔다.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굳이 ‘화면 밖’으로 뛰쳐나오는 이유는 시장 환경이 변한 데 있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초고속 성장을 이어온 이커머스 시장은 최근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은 4.9%로, 고성장기였던 2021년(21%)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기존 방식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신규 고객 유입이나 매출 성장이 어려워진 셈.

온라인만으로 채우기 어려운 ‘경험’과 ‘발견’의 영역을 오프라인에서 보완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이유다. 플랫폼들은 소비자가 상품을 직접 보고 만지며 브랜드를 인지하도록 한 뒤, 다시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입점 브랜드와 상품이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일수록 이런 전략의 활용도가 높다. 온라인에는 인지도가 낮은 중소 브랜드 상품이 다수 입점해 있지만, 수많은 상품 사이에서 소비자 눈에 띄기는 쉽지 않다. 팝업이나 상설 매장을 통해 이들 상품을 소개하고 체험 기회를 제공하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구매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입점 브랜드의 성장이 플랫폼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이커머스 업체에도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이처럼 온라인의 편의성과 오프라인의 체험을 결합하는 시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온라인에서 배송 속도나 가격만으로 차별화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오프라인에서 제품에 대한 신뢰를 쌓은 소비자를 다시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강화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