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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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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17일 국내 데이터센터용 비상발전기 1위 업체 지엔씨에너지가 8% 뛰었다. 밤사이 미국 발전기 제조사 제너락이 아마존과 최소 24억달러 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34% 폭등하자 국내로 매수세가 번졌다. 금리의 절대 수준보다 고금리를 감당할 수주와 수익성, 실적이 더 중요하다는 시장 판단이 반영됐다.

◇삼전닉스 주춤할 때 후공정주 급등

"삼전닉스 주춤할 때 치솟았다"…뒤에서 웃은 종목 뭐길래
이날 Fed의 ‘매파적 인상’ 충격에도 한국 증시는 인공지능(AI) 인프라 병목주를 중심으로 버텼다. 조달 비용이 높아져도 투자 사이클은 꺾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뒷받침됐다. 하지만 주인공은 반도체 대형주가 아니었다. 패키징·테스트 등 반도체 후공정(OSAT)과 기판·소재, 발전 설비처럼 내년에 더 큰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업종에서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조선·방위산업도 수주 모멘텀이 재확인된 기업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 매도세를 견디고 지수를 견인한 것은 AI 인프라의 다음 병목으로 꼽히는 후공정주다. 패키징·테스트 기업 하나마이크론과 네패스는 각각 7.6%, 8.7% 올랐고 메모리 테스트에 주력하는 에이팩트는 13% 뛰었다. 삼성전자가 충남 천안·온양의 후공정 역량을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으로 재편하고 나머지 증산분은 외주로 돌린다는 소식도 호재가 됐다.

기판 관련주도 주목받았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비중이 큰 비에이치는 4.4% 올랐고, 차세대 유리 기판 대장주로 꼽히는 SKC는 1.3% 뛰었다. 기판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을 제조하는 두산(전자BG)은 이날 AI 데이터센터용 CCL 생산 라인에 9684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여기에 1213억원 자사주 소각 공시까지 겹치며 1.3% 상승했다.

◇“이제 금리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

전력·발전설비도 강세가 이어졌다.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 수혜 기대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엔진이 각각 6.5%, 10.3% 뛰었다. 선박용 엔진은 전력망 연결을 기다릴 필요 없이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공급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조선사가 AI 전력 부족 수혜주에 합류한 이유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낮아진다. 같은 실적에도 시장이 부여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내려가기 쉽다. 이미 주가가 크게 올랐거나 먼 미래의 성장 기대만 반영한 종목은 더 취약할 수 있다.

반면 금리로 높아진 비용 부담을 상쇄할 실적을 입증하는 기업은 집중적인 매수세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정정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금리는 변수에서 상수로 전환됐고, 밸류에이션 멀티플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전향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때가 됐다”고 평가했다.

JP모간 역시 전날 보고서에서 “AI 투자 사이클을 꺾을 만한 변수는 없었다”며 반도체 장비와 후공정, 기판, 고급 CCL을 다음 병목으로 꼽았다. 이어 JP모간은 “AI산업의 관건은 투자 의지가 아니라 ‘필요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이들 분야의 가격 상승률이 올해보다 내년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투자 사이클이 장기화하면서 가장 뜨거운 수혜 지점이 확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메모리와 관련해선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이다. 심각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은 2028년까지 이어지겠지만 가격 상승률 자체는 올해보다 내년에 둔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HBM 사양 변화와 알고리즘 효율화 등을 둘러싼 논쟁으로 메모리 투자심리도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