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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안 사는 게 더 이상하죠"…삼성맨 몰리자 집값 '껑충' [시장톡]
삼성전자 사내 대출에 경기 남부 집값 수직 상승
동탄·수지·광교 등 올해 누적 상승률 두 자릿수
DSR 미적용 '반도체 머니' 영향력 어디까지
동탄·수지·광교 등 올해 누적 상승률 두 자릿수
DSR 미적용 '반도체 머니' 영향력 어디까지
"요즘 매매 할 집 보러 오는 사람들 열에 아홉은 삼성전자 직원인 것 같아요. 원래도 관심을 꾸준히 받던 곳이지만, 삼성전자 사내대출 소식 이후로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었죠." (동탄역 인근 A 공인중개사 대표)
삼성전자가 무주택자 직원들에게 시행하는 최대 5억원 규모의 사내대출로 경기 남부권 일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삼성맨'이 가장 많이 모인 동탄을 비롯해 인근 광교나 판교, 용인, 분당, 화성 병점, 오산 등이 대표적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화성 동탄구는 올 들어 누적 상승률 17.86%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탄구는 특히 올 하반기 이후 9월 둘째 주까지 한 주 평균 0.63%씩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누적 상승률을 살펴보면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은 '삼성전자 통근권'으로 꼽히는 경기 남부권에 몰렸다. 동탄구에 이어 용인 수지구가 14.44%, 안양 동안구가 13.89%, 성남 분당구 13.69%, 수원 영통구 13.30%, 성남 중원구 12.24%, 용인 기흥구 12.17%, 성남 수정구 10.22% 올랐다.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인근의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을 팔겠다고 내놓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거래가 많이 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통근 셔틀버스가 다니는 단지를 콕 집어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물건이 하나가 나오면 사겠다는 매수자들이 여럿 붙으면서 호가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일부터 시행하는 사내대출 제도는 매매가 25억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매매할 때 최대 5억원을 연 1.5%의 금리로 빌려준다는 게 핵심이다. 대출 시행 후 3년 동안은 '거치'도 가능해 당장 이자 부담도 줄였다.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미적용된다. 연 1.5%의 최저금리 수준으로 5억원을 빌리면서 필요한 경우 후순위로 금융권에서 추가 대출도 받을 수 있어 사내대출 5억원에 추가 대출을 받아 아파트 매수를 고려하는 직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의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광교 아파트 매매를 위해 찾은 고개들은 거의 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직원들"이라며 "집을 보러 와서는 '사내대출과 보너스가 나오는데 집을 안 사는 게 더 이상하지 않으냐'고 되묻더라"고 말했다.
'반도체 머니'가 풀리자 실거래가도 빠르게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마을호반써밋' 전용 84㎡는 지난 10일 14억1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단지 같은 면적대의 지난해 말 거래가는 10억원 후반~11억원 초반이었다.
고가 단지들 외에 매매가 10억원 미만 단지들도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며 매매가가 일제히 올랐다. 화성시 동탄구 영천동의 '동탄파크수자인' 전용 74㎡는 지난 8월29일 6억원에 거래됐다. 연초 4억원 후반대에서 거래되던 이 면적대는 올 들어서만 1억원이 넘게 올랐다.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의 '방죽마을영통뜨란채'도 지난달 29일 6억9000만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직전 거래인 6억원보다 9000만원이 뛰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은 주택 시장에서 '매수를 실행하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자금이 부족해 집을 사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매수 여력이 생기면서 집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도 "삼성전자 사내대출 시행으로 본격적으로 유동성 유입이 시작되면서, 수원 대부분 지역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무주택자와 신혼부부 등 젊은 매수자들은 수원 내 기타 지역을 활발히 매수하고, 광교 신도시나 영통·매교 역세권 신축 아파트로는 갈아타기 수요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전자 출퇴근 권역인 용인 기흥과 화성 동탄 등 경기 남부 인기 지역들도 반도체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