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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27%만 "학벌 안 봐요"…보고서 뜯어보니 '깜짝'
교육의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석
'출신학교 차별 금지' 명문화 26.6%
'출신학교 차별 금지' 명문화 26.6%
재단법인 교육의봄 좋은채용연구원은 17일 2024~2026년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정신협의회에 게재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451건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도별로는 2024년 154건, 2025년 160건, 올해 137건이다. 보고서와 연결된 인권경영정책·행동규범·윤리헌장 등을 통해 채용 시 학벌·학연·출신학교에 따른 차별 금지나 블라인드 채용을 명시한 경우를 '명문화 기업'으로 분류했다.
명문화율은 2024년 23.4%, 지난해 28.8%, 올해 27.7%로 나타났다. 3년간 평균은 26.6%다. 중복을 제외하면 한 번이라도 출신학교 차별 금지를 명문화한 기업은 74곳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분석 대상 137곳 가운데 38곳이 비차별·블라인드 채용을 명문화했다.
지속적으로 비차별 원칙을 밝힌 기업도 적지 않았다. IBK기업은행·넷마블·롯데지주·롯데케미칼·삼성화재·우리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하이트진로·한국가스공사·한화 등 10곳은 3년 연속 이를 명문화했다. 최근 3년간 두 차례 명문화한 기업으로는 SK이노베이션·삼성바이오로직스·GS리테일·KB금융그룹 등 26곳으로 조사됐다.
올해 새로 명문화가 확인된 기업은 15곳. 반면 2024년 또는 2025년에는 명문화했지만 올해 보고서에서 확인되지 않은 기업도 7곳으로 집계됐다. 연구원은 정책 변화인지, 단순 미기재인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화재 1곳에서 올해 계열사 3곳으로, SK그룹은 SK D&D 1곳에서 SK케미칼·SK머티리얼즈·SK실트론·SK이노베이션 등 4곳으로 늘었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증권, 제조업이 올해 명문화한 기업 중 각각 34.2%를 차지했다. 금융기업은 지난해 11곳에서 올해 13곳으로 늘었다. 제조업도 지난해 28.3%에서 올해 34.2%로 비중이 커졌다. 두 업종을 합치면 올해 명문화 기업 가운데 약 70%를 차지한 셈이다.
올해 명문화한 기업 38곳 중 지주회사는 6곳이었다. 다만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낸 제조업체 62곳 중 명문화 기업은 13곳, 20.9%로 전체 평균 27.7%보다 낮았다.
연구원은 '명문화'가 실제 채용 과정의 비차별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출신학교 차별 금지를 명문화한 기업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경력채용 과정에서 '11개 대학 커트라인' 관련 내부지침이 확인됐다는 것이 연구원 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보고서상의 선언과 실제 채용 관행 사이에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의봄은 "명문화가 곧 (비차별 채용) 실천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채용 현장의 출신학교 차별 실태를 조사하고 감독을 강화해 그 결과를 제도 개선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채용 시 출신학교 정보 수집을 금지하는 '출신학교 채용차별 방지법'을 이번 회기 내에 즉각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