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퍼스트바이오와 4300억 계약 ...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 도입한다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 기업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퍼스트바이오)와 파킨슨병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하는 라이선스 계약과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라이선스 계약 규모는 계약금 25억원, 연구·개발·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 최대 725억원, 순매출액에 따른 마일스톤 최대 2억6000만 달러(한화 약 3558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총 계약 규모는 최대 약 4308억원이다. 상용화 이후에는 제품 판매 순매출액에 따른 경상기술료(로열티)를 별도로 지급한다. SK바이오팜은 이와 별도로 3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SI) 계약도 단행했다.

이번 계약은 SK바이오팜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가 주도한 첫 후보물질 도입 사례다. SK바이오팜은 이를 통해 질병의 진행 과정 자체에 개입하는 질병조절치료제(DMT) 후보물질을 확보하며, 중추신경계(CNS) 파이프라인을 한층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면서 운동 기능 등이 저하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 대부분은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질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거나 변화시킬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이번 라이선스 계약 대상은 Type 2 LRRK2와 c-Abl을 동시에 저해하는 저분자 경구용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이다. 기존 접근과 차별화된 이중저해 기전을 기반으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해당 후보물질은 파킨슨병의 주요 병기 기전으로 알려진 엔도리소좀 기능장애와 알파 시누클레인 축적 등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됐다. 퍼스트바이오는 전임상 후보물질 선정을 위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으며 SK바이오팜은 향후 연구진행 상황과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위한 연구 등 후속 개발을 검토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의 우수한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시장으로 연결하는 ‘East-West Bridge’ 전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East-West Bridge’는 아시아에서 발굴한 유망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전임상 및 초기 임상 단계에서 검증하고, 자체 임상개발·상업화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새로운 개방형 R&D 모델이다. 후보물질의 특성과 개발 단계, 시장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개발·상업화 경로를 마련하고, 글로벌 신약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는 게 SK바이오팜의 설명이다.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는 이 전략의 실행을 주도하며 아시아 전역의 유망 신약 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발굴·검증하고 과학적·상업적 잠재력이 높은 물질을 선별해 SK바이오팜의 글로벌 개발·상업화 역량과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김재은 퍼스트바이오 대표는 “퍼스트바이오의 초기 신약개발 역량과 SK바이오팜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역량이 결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SK바이오팜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후속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양사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이번 계약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중추신경계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동시에, 아시아의 유망 후보물질을 글로벌 시장으로 연결하는 ‘East-West Bridge’ 전략을 구체화한 사례”라며, “그동안 축적한 개발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유연하게 활용해 후보물질의 가치를 높이고, 질병 진행 자체에 개입하는 차세대 DMT 개발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