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 대체투자 80% 싹쓸이…韓, 승자독식 뚜렷해질 것"
“글로벌 자산운용사 1만 개 가운데 상위 1%가 전체 투자금의 80%를 가져갑니다.”

유리 옌크너 파트너스그룹홀딩AG 사장(사진)은 16일 “우량 자산의 가격이 비싼 시장일수록 승자독식 구도가 뚜렷하다”며 “한국도 비슷한 길을 가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파트너스그룹은 운용자산 1860억달러(약 250조원) 규모의 대체투자 운용사로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핵심 파트너 기업 중 하나다.

옌크너 사장은 앞으로 2~3년을 사모 부동산 투자 적기로 꼽았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우량 자산을 합리적인 가격에 확보할 기회가 열렸다는 설명이다. 자금력이 검증된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판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관리 비용을 낮추고, 해당 자산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는 “작은 자산을 인수해 운영을 개선하고, 자산 가치를 높인 뒤 더 높은 가치에 매각하는 게 파트너스그룹의 지향점”며 “시장이 움직이는 것을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옌크너 사장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인프라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자체보다 AI를 뒷받침하는 실물 인프라가 장기적으로 더 큰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사모신용 투자지분을 거래하는 사모신용 세컨더리와 로열티(특허·음원 등 사용료 수익권)도 장기적인 현금흐름과 가치 창출이 가능한 투자처로 꼽았다. AI 데이터센터 등 시장 과열 우려에 대해선 “자산을 더 정교하게 분석하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파트너스그룹은 한국 투자를 지속해서 늘려나갈 방침이다. 현재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분야를 검토 중이며 투자 여부는 개별 자산의 경쟁력과 가치 창출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할 방침이다. 옌크너 사장은 “우리는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며 “그런 면에서 한국은 무척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