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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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카더가든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를 통해 등산에 도전한 가운데 그가 '내돈내산'(내 돈으로 내가 산다)으로 사 입은 아웃도어 브랜드에 눈길이 쏠린다. 겨울 산행의 특성상 칼바람과 혹한을 견딜 수 있는 고기능성 아웃도어를 착용해야 했는데, 카더가든은 고가로 알려진 아크테릭스 제품을 갖춰 입었다.

아웃도어 시장에서 고가 제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건 기술력이다. 방수·방풍을 담당하는 외피와 체온을 유지하는 충전재, 무게, 투습 성능 등을 조합해 혹한과 강풍에 대응하도록 만든 일종의 '생존 장비'이기 때문.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사용 소재와 충전재, 설계 목적에 따라 재킷 가격차가 수십만원에서 100만원 이상까지 벌어지는 이유다.

"다 버리고 싶다"는 카더가든…버리기엔 비싼 등산복

카더가든은 최근 패션지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산에 오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시는!"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등산복을 다 버리고 싶지만 비싸서 못 버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착용한 제품은 고가 라인이다. 아크테릭스의 하드셸인 '알파 SV 재킷'의 국내 판매가격은 판매처 기준 100만원을 넘는다. 아크테릭스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선 145만원에 판매 중이다.

카더가든은 등산화에서도 아크테릭스의 상징인 '시조새'가 포착됐다. 국내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아크테릭스 고어텍스 등산화는 모델에 따라 약 29만~40만원에 형성돼 있다. 상의 하드셸 하나만 100만원을 넘는 만큼 겨울 산행용 상·하의와 신발까지 같은 가격대의 브랜드로 맞추면 전체 착장 가격이 200만원을 넘길 수 있다.

아크테릭스는 몇 년 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착용한 패딩으로 유명세를 탄 브랜드이기도 하다. 비교적 고가이지만 화제가 되면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다.

"비싼데 입어야 하나요?"…기능성 차이

등산 전문가들은 "굳이 따로 등산용품을 살 필요는 없지만, 기능성 제품을 사용하는 게 겨울 산행에 도움은 된다"고 말했다.

고가 아웃도어 의류의 가격 구조를 이해하려면 겨울 등산복을 일반 패딩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겨울 산행에서는 한 벌의 두꺼운 외투로 추위를 막기보다 여러 옷을 겹쳐 입는 '레이어링'이 기본 구조다. 땀을 배출하는 베이스레이어 위에 체온을 보존하는 미드레이어를 입고, 마지막에 눈·비·바람을 막는 하드셸을 겹치는 방식이다.

하드셸은 등산복의 가장 바깥쪽에 방수, 방풍을 목적으로 착용한다. 알파 SV 재킷의 경우 100데니어 고어텍스 프로 ePE 원단을 적용해 방수·방풍과 투습 성능을 확보하면서 거친 고산 환경에서의 내구성을 높인 제품으로 알려졌다. 아크테릭스 측은 제품 설명에서 이 제품의 용도를 장시간 극한의 알파인 환경에 노출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드셸 전에는 보온용 미드레이어를 입는다. 미드레이어는 얇은 패딩, 플리스 등을 뜻한다. 중간에 덧입어 보온성을 높이는 용도다. 체온 유지를 위한 실질적인 보온 의류다.

다운 제품의 가격을 가르는 대표적인 기준 중 하나가 '필파워(fill power)'다. 다운이 얼마나 부풀어 올라 공기층을 형성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같은 무게라면 일반적으로 필파워가 높은 다운이 보온 효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다만 실제 보온 성능은 필파워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충전량과 의류 구조, 습기와 바람, 활동량 등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아크테릭스의 피실 SV 다운 재킷은 750필 구스다운과 고어텍스를 함께 사용하고 미국 정상가격이 1100달러로 책정됐던 제품이다. 써미 다운 파카 역시 750필 유럽산 그레이 구스다운과 합성 충전재를 부위별로 배치하고 고어텍스 외피를 적용한다. 다운은 무게 대비 보온 효율이 높은 반면 젖었을 때 성능 관리가 중요하고, 합성 충전재는 습기에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특성이 있어 제품 용도에 따라 두 소재를 섞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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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가든은 패딩의 경우 파타고니아 제품을 선택했다. '멘즈 피츠 로이 다운 후디'로 공식 홈페이지 기준 판매가는 69만9000원이다. 휴대가 용이한 후디 패딩으로, 추운 산악 날씨 속에서도 최소한의 장비로 빠르게 움직여 하루 안에 완주하는 등반 활동을 위한 제품이다.

파타고니아 측은 "보온재로는 컨트롤 유니온(CU 880272)에서 인증한 800 필파워의 100% RDS(Responsible Down Standard) 다운이 사용됐다"며 "RDS 인증 제품의 구매는 다운 및 깃털 공급망의 보다 나은 동물 복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영하 20도 설산 오른 출연진…'생존복'이 패션이 됐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제작진과 출연진은 제작발표회에서 촬영 환경은 영하 20도 안팎의 설산이었고, 일부 촬영 당시 기온은 영하 27.5도까지 내려갔다고 소개했다. 카더가든의 의상은 이런 환경에서 버티기 위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극한 환경을 전제로 개발된 옷은 도심에서도 소비되고 있다. '고프코어룩'이라는 이름으로 알파 SV처럼 본래 전문 산악 활동을 겨냥한 제품이 일상복 시장에서도 거래되고, 일부 색상이나 과거 모델은 리셀 시장에서 정상가를 웃도는 가격이 붙는다. 리셀 플랫폼에서는 알파 SV 일부 모델이 100만원대에 거래되고 희소 모델은 200만원 이상 가격이 제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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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100만원대 하드셸과 고가 다운이 모든 등산객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산악인 엄홍길은 블랙야크 브이로그 영상에서 "산에서 체온을 유지하면서 위험요소로부터 몸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보온성과 방수, 방풍 등이 가능한 기능성 의류를 겹쳐 입는 '레이어링' 스타일이 기본이 돼야 한다"면서도 무턱대고 고가 장비를 사는 것은 경계했다. 그러면서 "겨울 산행을 처음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매년 설산을 방문하는 산행족 역시 방심하지 않고 철저한 준비로 겨울 산의 매력을 안전하게 경험하시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