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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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770명의 전세보증금 1431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을 대신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돈을 갚았지만 회수율은 32.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임대인 상위 20명에게 지급된 대위변제액은 1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1584명으로 집계됐다.

HUG는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은 집주인 가운데 연락이 끊겼거나 최근 1년 동안 보증채무를 전혀 상환하지 않은 사람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지정한다. 사실상 악성 임대인 명단이다.

전세보증금을 2건 이상 돌려주지 않은 다주택 채무자는 계속 늘고 있다. 2024년 말 4101명에서 지난해 말 5225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7월 말에는 5528명까지 불어났다. HUG가 이들을 대신해 지급한 누적 대위변제액은 6조7993억원에 달했다.

피해 규모는 일부 임대인에게 집중됐다. 악성 임대인 상위 20명에 대한 대위변제는 6381건이었다. 지급액은 1조30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아직 회수하지 못한 돈은 7825억원이다.

피해 규모가 가장 큰 A씨의 대위변제 건수는 770건이었다. HUG가 지급한 금액은 1431억원이다. 회수액은 464억원으로 전체의 32.4%에 머물렀다.

B씨에게 지급된 대위변제액은 1118억원이었다. 피해 건수는 628건이다. HUG는 이 가운데 584억원을 회수해 52.2%의 회수율을 기록했다.

C씨의 대위변제 규모는 495건·1059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수액은 268억원에 그쳤다. 회수율은 25.3%로 상위 4명 가운데 가장 낮았다. D씨에게 지급된 금액은 1025억원이었다. 485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회수액은 564억원으로 회수율은 55%였다.

HUG가 악성 임대인의 재산을 찾기 위해 운영한 제도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22년 9월 문을 연 은닉재산 신고센터에는 다주택 채무자 관련 신고 20건이 접수됐다. 실제 채권 회수로 이어진 금액은 없었다.

경매 절차도 지연되고 있다. HUG가 다주택 채무자를 상대로 신청한 경매는 2만1368건이다. 이 가운데 6913건은 아직 매각 절차에 들어가지 못했다. 낙찰된 1만3675건의 낙찰금액은 총 2조1221억원이었다. 누적 대위변제액 6조7993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보증 가입을 사전에 차단하는 추가심사도 실효성이 없었다. HUG는 지난해 6월부터 보증 가입 건수가 50건 이상인 다주택 임대인을 대상으로 무자본 갭투자 거래와 전세가율 80% 초과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제도 도입 이후 신규 보증 발급을 거절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유 의원은 "상위 20명의 미회수 잔액만 7800억원이 넘고 은닉재산 신고센터를 통한 회수액이 0원이라는 건 HUG의 채권 회수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 상태임을 보여준다"며 "사망 임대인의 상속재산 추적 및 강제집행 전담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맹탕으로 운영되는 다주택자 추가심사 기준을 강화해 무자본 갭투자 세력의 보증 가입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