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09억원을 투입했지만 공사가 2년째 중단된 남산 곤돌라 사업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109억원을 투입했지만 공사가 2년째 중단된 남산 곤돌라 사업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100억원 넘게 투입한 남산 곤돌라 공사가 2년째 멈춰 서면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연간 1100만명 이상이 찾는 남산의 접근성을 높이려고 했던 사업이 지연되는 새 기존 남산 케이블카의 독점 운영사만 큰 이득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산에 관광객 몰리는데…곤돌라 2년째 '표류'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 곤돌라 사업에 올 8월까지 투입된 비용은 109억원에 이른다. 총사업비 440억원의 약 25%에 해당한다. 공사 중단에 따른 추가 비용 또한 연간 1억7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사업이 재개되면 이미 제작한 자재와 설계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무산되면 회수하지 못한 비용은 손실로 남게 된다.

남산 곤돌라는 명동역 인근 예장공원과 남산 정상 사이 832m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2024년 8월 착공했지만, 기존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이 도시관리계획 결정 취소소송을 내고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석 달 만에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가 2년 가까이 멈춘 동안 곤돌라 설치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남산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방문객 수는 약 1192만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보다 210만명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순환버스 이용객은 255만명에서 460만명으로 급증했다.

서울시는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수용하기 위해 남산 곤돌라에 10인승 객실 25대를 투입, 시간당 최대 2000명을 수송할 계획이었다. 시간당 약 640명을 나르는 기존 케이블카의 3배 이상이다.

하지만 곤돌라 공사가 중단되자 기존 케이블카로 방문객이 몰렸고 주말에는 1~2시간 이상 긴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이용객들의 불편은 가중됐다. 이에 따라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의 실적은 크게 좋아졌다. 매출은 2024년 200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은 40.8%에 달했다. 작년에도 213억원의 매출, 5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한국삭도공업은 가족기업 형태로, 1962년부터 남산에서 독점적으로 케이블카를 운영 중이다.

곤돌라 공사가 재개되려면 17일로 예정된 항소심에서 법원이 서울시 손을 들어줘야 한다. 쟁점은 곤돌라 설치를 위한 공원구역 변경이 적법했는지 여부다. 서울시는 남산 일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해제해 근린공원으로 편입했는데, 1심 법원은 법령상 구역 변경·해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해당 결정을 취소했다. 서울시는 구역 변경의 적법성과 사업의 공익성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